『과거 우리 교회가 사회복지사업과 사회 정의 활동으로 이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했다면 이제는 하느님의 창조질서 보전사업인 환경보호운동을 통해 이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왔다고 봅니다』
지난해 9월, 수원교구 환경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돼 환경보전을 위한 첫 사업으로 전 교구 차원의 빈병수집 운동에 돌입했던 황창연 신부(평택 비전동본당 주임).
황창연 신부는 불과 5개월만에 50만개의 빈병을 모아 약 3천만원이라는 엄청난 재원을 마련했다며 『무심코 버린 빈병 하나의 위력이 이처럼 대단한 재원으로 변할줄은 몰랐다』고 설명했다.
『말로만의 환경보전운동에 그치기 보다는 신자들이 생활속에서 아주 작은 한부분을 맡아 환경운동에 직접 동참하는 생활환경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빈병수집 운동을 하게 됐지요』
수원교구 88개 본당 중 성당을 신축중인 몇개 본당을 제외, 거의 모든 본당에서 빈병수집 운동에 나서고 있다는 황창연 신부는 처음에는 미관상 성당이 더러워지고 일거리가 많다는 이유로 반대도 있었지만 지금은 점차 신자들이 생활속에서 실천하는 운동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전했다.
심지어 상록수본당의 경우 본당 신자들이 가정에서 모은 빈병 뿐만 아니라 하천이나 산 등에 버려진 빈병도 모아 오고 있어 실질적인 환경보전운동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황창연 신부는 이러한 재활용운동에 익숙하지 못한 기업이 있어 문제라고 지적하고 일부 기업의 경우 빈병 등을 수집해 가져가면 귀찮아 하고 생색을 내듯 빈병을 받아주는 경우도 많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맥주병의 경우 스위스에서는 60~80회를 재사용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겨우 10여 회 정도 재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자원의 재활용률이 크게 낮다고 지적한 황창연 신부는 우리 국민들의 자원 재활용 의지는 아직 초보단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10년 정도만 지나면 자원 재활용 시스템이 어느정도 갖춰져 자원 재활용운동이 보편화될 겁니다. 그때가면 빈병만 한해 약 1조원 정도 재활용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비전동본당의 경우 빈병수집을 통해 한달에 약 6백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려 소년소녀 가장과 무의탁 노인 등 10여 명을 돕고 있다고 황창연 신부는 설명한다.
전국 환경사제 모임에 참가하면서 환경운동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고 또 도움을 받게 됐다는 황 신부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약10만평 정도의 환경교육센터를 설립, 경기도 전 주민들의 환경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싶다고 전하기도.
「누군가 먼저 실천하는 행동이 가장 필요하다」는 환경지론을 펴고 있는 황창연 신부는 빈병수집이야말로 생활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환경보전 활동이자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로서는 반드시 해야 할 의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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