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의 꽃」 「히로시마의 꽃」으로 불리는 「자주 달개비꽃」.
50여 년 전 히로시마 원폭 당시 꽃이 하얗게 변했다해서 얻은 별명이다.
자주 달개비꽃은 신기하게도 방사능에 민감하다. 방사능 농도가 짙을수록 「보라색」이던 원래의 꽃 색깔이 점차 「흰색」으로 변한다.
최근 원전(原電)이 있는 전남 영광에서 자주 달개비꽃이 재배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광본당(주임=박재완 신부)은 방사능 누출과 오염으로 인한 피폭을 염려해 늘 불안에 떨고 있는 주민들을 안심시키고, 방사능 오염의 실태를 주민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 핵 피폭을 예방하기 위해 「자주 달개비꽃」분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말 「체르노빌 피폭 10주년」을 맞아 환경운동연합으로부터 자주 달개비꽃 모종 30여 수를 전달받은 영광본당은 성당 정원에 꽃을 심어 재배 중에 있다.
아침에 피었다가 햇살이 강한 오후에는 꽃이 질만큼 빛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자주 달개비꽃이 영광 핵발전소 방사능 누출의 파수꾼 역할을 충분히 해 낼 것으로 이곳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직접 모종을 심고 물을 주고 가꿀 만큼 자주 달개비꽃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 박재완 신부는 『정부와 한전 측에 강한 불신을 가지고 있는 주민들이 원시적인 방법이지만 직접 방사능 누출을 식별할 수 있게 돼 큰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 신부는 꽃 재배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모종이 가능한 내년 봄부터 핵발전소 인근 공소와 주민들에게 우선적으로 분양해 방사능 오염실태를 직접 확인케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신부는 또 핵발전소 주변 지역에 자주 달개비꽃을 심어 핵발전소 종사자들이 항상 경각심을 갖고 더욱 안전사고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현재 핵발전소 5ㆍ6호기 건설문제와 봉착해 영광지역은 핵발전소 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에 대해 주민들의 불안이 극에 달해 있다.
더욱이 기형 물고기가 인근바다에서 대량으로 잡히고 핵발전소 온배수 방류로 양식 사업을 할 수 없어 어민들의 피해가 극심해지고 있다.
또 최근 무뇌아, 기형아, 물렁머리 대두아, 백내장, 실명 등 방사능 피폭에 따른 세계 곳곳의 핵피해 보고사례가 전달됨에 따라 핵발전소의 안전성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이 가중되고 있는 형편이다.
영광지역 어민 후계자 대표 김영복씨는 『영광 원전 5ㆍ6호기 건설 반대를 시위하는 주민들을 언론에서 지역이기주의로 몰고 가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3ㆍ4호기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5ㆍ6호기를 건설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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