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교회가 젊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개방화 조치 이후 젊은이들이 교회로 몰려들고 있다.
중국 북경교구의 경우 교구 소속사제 총 40명 중 3분의 2가 젊은 사제이다. 또 교구 신자 4만 명 중 노인과 젊은이들의 구성비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일례로 북당의 경우 주일에 미사가 세 번 봉헌되는데 그 중 한번만 라틴어로 드리고 나머지는 중국어로 한다. 『라틴어 미사를 선호하는 노인들의 수가 줄었다기 보다 젊은이들이 더 많이 늘어 중국어 미사 수를 늘였다』고 북당 주임 우시몬 신부는 설명했다.
우 신부에 따르면 북당은 작년 한 해 동안 젊은이들을 7백여 명이나 새로 영세시켰다고 한다. 이들 중에는 대학생들을 비롯한 지식층 젊은이들이 많다고 한다.
북당의 젊은이들은 또한 자체적으로 청년회를 조직, 미사 독서와 복사 등 전례 봉사뿐 아니라 교리 연구에도 심취해 있다고 우 신부는 소개했다.
북경교구 소속 성요셉수녀회도 계속 성소자가 늘어 96년 4월 현재 50여 명의 수녀가 상주하고 있다.
남당의 경우도 젊은이들이 몰려들기는 마찬가지였다. 매주 수요일 젊은이들을 위한 예비자 교리반에는 50여 명의 청년들이 열심히 교리를 배우고 있었다.
중국 중앙 국가 신학교인 북경 신철학원 역시 많은 성소자들로 인해 수용시설이 부족할 정도이다.
지난 1983년에 개교해 50여 명의 사제를 배출한 북경 신철학원은 현재 1백60명의 신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한국에서와 같이 해마다 신학생들을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입학생을 받아들이고 있는 북경 신철학원은 금년까지 다섯 차례나 신입생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북경 신철학원 교무처 주임 조방랑 교수신부는 『금년 7월에 졸업생 50명이 사제서품을 받게 될 것』이라며 『성소자들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신부는 『현재 신철학원 수용시설이 부족해 작년 신입생 모집 때 5백 명의 사제 성소자들이 지원했으나 단 40명 밖에 받아들이지 못했다』며 하루 속히 신학교 새건물이 세워지길 희망했다.
북경 신철학원뿐 아니라 전국에 흩어져 있는 27개 교구 신학교의 경우도 수용시설 부족으로 사제 성소자를 제대로 양성시키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조 신부의 말을 빌리자면 중국 각 교구마다 소신학교가 있어 매년 소신학교마다 1백여 명의 졸업생들이 배출되지만 대신학교에서는 이들 중 불과 2∼3명 밖에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북경 신철학원도 최다 1백20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현재 이를 훨씬 상회한 1백60명의 신학생들이 사제가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악조건 속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조 신부는 『지난해 서울대교구 최창무 주교와 새사제들이 본 신학교를 방문한 것을 기점으로 한국과 중국 양 교회간의 친선이 더욱 돈독해지고 발전됐다』면서 『많은 한국인 성직자들이 중국 교회를 찾아와 높은 학문과 교회 문화를 전달해 주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조 신부는 또 『종회덕 주교님께서는 항상 서울 가톨릭대학교처럼 북경 신철학원도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하신다』면서 『과거 중국교회가 조선교회와 우애를 다졌듯이 지금은 한국교회가 다시 일어나고 있는 중국교회에 모든 부문에서 형제적 사랑을 베풀어 줄 때』라고 역설했다.
북당과 남당, 북경 신철학원을 취재한 후 기자는 북경에 머물고 있는 분도회 김상진 신부의 숙소에서 하루를 묵었다.
여기서 김 신부가 촬영한 비디오를 우연히 보게 됐다. 바로 금년 3월25일 장춘성당에서 거행된 길림교구 사제서품식 장면이었다. 모두 6명의 부제가 요령교구장 김페헌 주교로부터 새사제로 서품되는 감격적인 장면이었다.
이들은 제의가 없어 김상진 신부가 한국에서 준비해온 제의를 입고 서품식에 참석했다. 또 이날 서품식에서 참례한 사제들 중에도 몇몇은 서울 성체대회 마크가 수놓인 영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들도 새사제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준비한 제의를 입고 사제로 서품됐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주교좌성당에 성합이 없어 분유깡통을 성합 대신 사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사제 서품식 때에….
그러나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새 신부들과 가족들은 기쁨의 감정을 참지 못해 눈물을 흘리며 감격해 하고 있었다.
지하교회와의 관계도 부분적이나마 상당한 급진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요령교구의 경우 교구청 옛 성당 건물을 지하교회에 무상으로 임대해줘 이곳에 자신들이 직접 제작한 제대와 성모상 등을 꾸며놓고 주일 미사를 드리고 있다. 그래서 주교좌성당인 심양성당에서는 주일이면 중국교회 신자들과 지하교회 신자들이 서로 한 울타리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요령교구에는 지난해 6월29일에 서품된 조선족 이영철(요셉)신부가 있다. 장춘교구 엄재중 신부에 이어 조선족으로는 두 번째로 서품된 이영철 신부는 흑룡강에서 사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주일 오전 7시에 봉헌되는 심양성당 지하교회 미사에는 지하교회 신자 5백여 명이 참례한다고 한다.
94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김패헌 주교는 『1936년에 이어 지난 2∼3년 전 김대건 신부가 넘어갔던 의주 변문에 가본적이 있다』면서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의주 변문은 물론 의주 변문으로 가는 길 역시 조금도 변함이 없었다』고 말했다.
『의주 변문에서 기념 촬영한 사진이 있었는데 찾아보고 남아있으면 꼭 서울로 보내주겠다』고 말한 김패헌 주교는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거사전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와 찍은 사진도 찾아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요령교구에 김패헌 주교가 지난 1989년에 설립한 성모성심수녀회와 예수성심수녀회가 있다. 교구청 안에 있는 성모성심수녀회는 서원수녀 54명, 수련자 34명, 지원자 30명 등 총1백18명의 수녀가 있으며, 무순에 있는 예수성심수녀회는 85명의 수녀들이 소속돼 있다고 한다.
조선족 신자 공동체도 중국교회와 마찬가지로 활기를 띠고 있다.
도문성당(회장=전호성)은 매년 성탄, 부활 대축일때 영세자를 배출하고 있으며 공소로는 유일하게 매주일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분도회와 서울 동작동 본당의 도움으로 현재 새성전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1백20여 명 도문 조선족 신자들은 『새성전 공사현장을 볼 때마다 진한 동포애를 느낀다』며 한국 신자들에게 거듭 감사의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도문성당은 특히 한국교회와 똑같이 한국 천주교 중앙협의회가 발행한 기도서와 성가집, 매일미사책을 가지고 각종 예절을 한다.
또 연길본당에서 보내주는 가톨릭신문을 통해 한국교회의 소식을 접한다. 옛날 우리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가톨릭신문과 경향잡지를 받아볼 때 성호를 긋고 보았다는 말이 있듯이 도문에서는 신자들이 가톨릭신문을 회람하고 있었다.
전호성 회장은 『현재 곤란을 겪을 정도로 기도서와 성가집, 기타 교회 출판물이 부족하다』면서 『한국 신자들이 많은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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