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정신병원을 포함한 병원 방문(새교본 236∼238쪽: 교본 322∼326쪽)
1921년 9월 7일 세계 최초의 레지오 회합에서 결정된 활동은 더블린의 유니온병원(Dublin Union Hospital)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방문은 짝수로 가기로 하고 각 병동마다 둘씩 배정되었다. 암병동 활동 배당 차례가 되자 놀랍게도 서로 맡으려고 하였다. 오늘날엔 레지오가 궂은일에 익숙하여 그런 방문이 대수롭지 않겠지만 그 당시의 암병동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극빈자들이어서 미리 치료를 받지 못해 환자들의 상태는 한결같이 중태였다. 그럼에도 단원들은 공포와 싸우며 그 일을 해내려고 자원한 것이었다. 결국 두 단원이 그 일을 맡았지만 모두들 관심을 갖기로 하였다. 그 일이 있은 후 방문 대상자들을 대하는 단원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논의하였다. 단원들은 방문 대상자 하나 하나에게서 주님을 뵙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마태오 복음 25장을 봉독하고 그리스도의 신비체 교리를 익혔다.
교본 본문에서도 『병원 방문은 레지오가 처음으로 착수한 활동이었으며 한동안 이것이 레지오의 유일한 활동이었다. 이 활동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단체로 하여금 하느님의 은총으로 넘치게 해 주었다. 그래서 레지오는 늘 쁘레시디움이 이 활동에 착수하도록 바라고 있었다』고 하였다.
프랭크 더프는 하느님을 위해 봉사하는 여러 방식들 중에 다음과 같이 병원 방문을 권장하였다.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과 그 동료들은 낯선 도시에 들어갈 때마다 제일 먼저 병원의 환자들을 방문했습니다. 이를 실천하는 가운데 그들은 환자에게 한 일이 바로 그리스도께 한 일임을 깨달았습니다. 몇 군데의 병원을 선정하십시오. 특히 가난한 사람을 입원시키는 병원을 우선적으로 선정하십시오. 그리고 친구나 방문하는 사람이 없는 환자를 찾아 그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십시오. 그들에게 친구가 되십시오. 환자들은 여러분의 웃는 얼굴을 보고 싶어하고 격려가 되는 말을 듣고 싶어 여러분의 방문을 기다릴 것입니다. 그들이야말로 고통받는 그리스도입니다. 고통받는 그들은 하늘나라까지 울려퍼지는 훌륭한 기도를 여러분을 위해 바칠 것입니다』 (프랭크 더프 지음, 안상인 옮김, 우리도 성인이 될 수 있는가? 71쪽).
교본 본문의 말대로 레지오 단원들이 정신병원을 포함한 병원의 불쌍한 환자들을 방문해서 그들이 당하는 고통의 참된 의미를 가르쳐 주고 올바른 정신으로 그 고통을 참아내도록 일깨워 주는 것은 레지오 방문에서 흔히 하는 일이다.
병원 방문에 있어서 합동입원실인 경우 먼저 활동 대상자에게 활동을 한 다음 그 입원실의 다른 모든 환자들에게도 위로의 말과 기도를 해준다. 병석에 누워 있으면 육체적인 고통과 더불어 정신적으로 약해지고 외로움과 서글픔을 느끼게 되며 대화의 상대를 필요로 하게 된다. 방문한 단원들이 되도록 말을 적게 하고 환자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며 팔이나 다리를 주물러 주는 등 따뜻하고 친절한 봉사를 하면 환자가 좋아할 것이다. 교우 환자인 경우 필요시 단원들은 봉성체나 병자성사를 주선해 준다. 그리고 환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단원들은 병원의 규정을 존중해야 한다. 규정된 방문 시간을 지켜야 하고 약품이나 그 밖의 금지된 물건을 환자에게 갖다 주어서는 안 된다.
교본 본문은 단원들이 병원 방문을 할 때 숙지할 사항을 다음과 같은 요지로 알려주고 있다.
참기 어려운 고통이야말로 그리스도와 닮은 사람이 되게 하는 길이므로 오히려 큰 은혜가 되고 영신적 보화를 얻게 된다는 점을 환자들에게 일깨워 주어야 한다. 고통은 그 자체가 기도이고 보속이므로 세계의 무수한 사람을 위해 그 고통을 바치도록 해야 한다. 단원들은 계속적인 방문을 통해 환자들과 친숙해지면 그들을 레지오의 협조 단원이나 아듀또리움 단원이 되도록 한다. 이미 많은 정신병원에서 입원 환자들로 구성된 쁘레시디움이 설립되었듯이 이들 협조 단원을 행동 단원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환자들도 레지오의 사도직에 한 몫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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