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마당에 저희들이 뛰어놀 수 있는 작은 놀이기구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성당을 깨끗하게 가꾸기 위해 환경미화 모임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휴지도 줍고 분리수거도 할 생각입니다』.
6월 15일 오후 5시. 대구 성당본당 지하 교리실에서 학부모들과 교사들, 평협 임원들과 마주한 주일학교 초등부 학생들의 얼굴엔 진지함이 가득하다. 초등부 주일학교 간담회 시간.
다음날인 16일엔 중·고등부 학생들과의 만남시간이 마련됐다. 『교리시간만으론 신앙을 느끼고 체험하는데 부족합니다. 성지순례와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신앙을 몸소 체험하는 기회가 더 많았으면 해요』.
학생들의 희망사항이 스스럼 없이 표출되고 학생 자치회에서 논의된 다짐들도 공개됐다.
매학기 두 차례 실시되는 성당본당 주일학교 간담회가 학생들과 학부모 간에 소원했던 관계를 극복하고 자녀들의 문제를 이해하는데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주일학교 간담회는 학생들의 자율성을 신장시키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주일학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현 주임 이정우(알베르또)신부가 작년 7월 부임해 오면서 처음 도입했다.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주일학교 학급 대표들과 자모회, 교사, 평협 임원들은 「바람직한 주일학교의 모습」과 여름방학 주일학교 프로그램 등에 관해 솔직한 의견들을 주고 받았다.
성당본당은 간담회와 더불어 작년 하반기부터 주일학교 교과과정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교리위주에서 탈피, 생활교육과 자치활동(학급회의), 특별활동, 학년별교리 등 4개의 교과과정을 마련해 매주 하나씩 실천한다. 서예, 영화 및 음악감상, 문예 등 7개 반으로 구성된 특별활동시간은 대부분 외부강사의 특강으로 꾸며져 인기를 모은다.
『그동안 학생들은 교회 혹은 교사 위주의 주입식 학습에 끌려다닌 꼴이었다. 학생들이 주체성을 찾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이끌어 가는 주일학교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 목적이다』고 이정우 주임신부는 말한다.
성당본당은 지난 5월에 있은 본당 나눔잔치를 주일학교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짜고 어른들과 함께 진행하도록 했다. 다소 어려움이 없지 않았지만 주일학교를 본당 모든 신자가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할 대상으로 삼자는 사목자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정희열 보좌신부는 『주일학교 학생들이 계속 감소하는 추세에 비해 참석률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면서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해 서먹한 점이 없지 않지만 학생 자치제도와 생활실천 교육을 통해 자녀들을 바르게 키우자는데 모든 신자들이 뜻을 모으고 있어 매우 희망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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