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사이공 대교구 보좌주교였던 구엔 반 투안 대주교가 감옥에서 쓴 영적 편지들을 모아 엮은 「희망의 길」(가톨릭출판사 간)이 번역, 출간됐다. 이 책은 1975년 남부 베트남이 월맹 공산군에 의해 장악되기 일주일전 사이공의 부대주교로 임명된 투안 대주교가 그 후 13년간 감옥에서 죄수 아닌 죄수로 수감생활을 하면서 적은 영적 묵상서이다.
수감 생활 중에서도 무려 9년 간이나 계속된 독방 생활은 외로움과 고독의 삶이었으리라. 하지만 적어도 이 책을 통해 그의 수감 생활을 짐작컨대 오히려 그는 이 시간들 속에서 절망적인 상황을 넘어서는 「희망」을 발견하는 법을 찾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번역된 바 있는「희망의 길」은 그가 오랜 감옥생활을 마치고 1988년 출감하자마자 곧 은밀하게 책으로 나왔다. 그가 전한 메시지는 그의 백성들에게 보내는 영적인 격려였다. 이는 곧 그의 긴 고독의 시간이 결코 그의 삶에 대한 열정이나 신앙을 훼손시키지 않았으며 그저 「생존」이상의 어떤 것을 성취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희망의 길」은 37가지의 주제 아래 모두 1천가지의 짤막한 묵상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투안 대주교의 글들은 단순히 교회의 전통에서 이끌어낸 신자들을 위한 영성적 권고가 아니라 자신의 삶, 즉 전쟁과 살륙의 땅에서 행한 목자로서의 의무, 반혁명 분자라는 죄목으로 경험한 오랜 고난의 경험에서 얻어진 결실인 것이 분명하다.
교황청 국무원장 로저 에체가라이 추기경은 서문에서 이 책이 포함하고 있는 1천개의 금언들은 각각 영롱한 구슬과 같다며 『구슬 하나하나가 감방의 고독 가운데에 흩뿌려진 핏방울 안에서 결정(結晶)을 이루었다』고 말했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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