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었던 50대, 은행장 시절 여생을 풍요롭게 살기 위해 글과 그림을 해보라는 아내의 충고가 이렇게 서화전까지 하게 된 것 같애. 아내는 보통의 여편네이기보다 훌륭한 여인으로서 평생을 철저하게 살다 간 문학가지』
6월26일 오후 7시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화제의 책 「못다한 약속」출판기념회 및 서화전을 연 고 한무숙씨의 남편 김진흥(아우구스띠노·81)씨의 서화전 소감이다.
『팔십 평생을 살면서 후회스럽고 잘못한 것들을 참회하는 마음으로 책을 집필했다』는 김진흥씨는 『수호성인인 아우구스티노의 「참회록」은 못되지만 내 삶의「회고록」정도는 될 것』이라며 너털 웃음을 지어보였으나 그의 책에는 아내를 그리워하며 쓴「사부곡」(思婦曲)의 향기가 짙게 배여있다.
김진흥씨는 아내이자 한국 문학계에 큰 별이었던 고 한무숙씨에 대한 사랑이 누구보다도 깊다. 아내가 죽어 장례를 치르면서도, 1주기 기념 행사에서도 그는 연배에 어울리지 않게 많은 이들 앞에서 눈물을 보일 정도로 아내를 애틋히 사랑했다.
김진흥씨는 아내와 생전에 함께 살았던 서울 명륜동의 한옥에 아내의 유품을 정리, 박물관으로 꾸미고 있다. 당국의 정식 허가를 받은 이 박물관은 아직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화로 미리 예약할 경우 자신이 직접 안내를 해주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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