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는 탯줄을 통해 어머니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아 성장하듯이 신자들은 끊임없는 교회의 가르침을 통해 성숙한 신앙인으로서 거듭 난다.
그만큼 교회의 가르침은 잉태된 아기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는 탯줄과 같이 그리스도인을 그리스도인답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영양분을 공급하는 통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신자들은 이러한 교회의 가르침을 과연 얼마만큼 접하고 있고 또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는가.
가톨릭신문이 지난 88년에 조사한 「가톨릭 신자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신자중 82.4%에 달하는 신자들이 교황회칙이나 공의회문헌 등 교회 가르침을 거의 접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 교회 가르침에 대한 신자들의 태도가 잘 드러나고 있다.
정작 일선 사목자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비율의 신자들이 교황회칙과 같은 교회 가르침을 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있고 심지어 사목자들도 이와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물론 교회 가르침의 연원은 복음서라고 설명한다. 복음서를 통해 교회는 그리스도의 부활을 가르쳐 왔고 모든 그리스도신자들은 그 가르침대로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고 있고 또 부활의 희망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에 있어 교회 가르침은 일반적으로 보편교회의 지침으로 나오는 교회의 다양하고 세심한 각종 가르침을 시의에 맞게 신자들에게 제시함으로써 신자들이 이를 알아듣고 생활화 하도록 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교회를 더욱 교회답게 이끌기 위해 그 구성원들에게 생명과 가정, 환경, 사회문제, 노동, 윤리, 정의, 평화, 연대, 여성, 젊은이 등 모든 부문에 걸쳐 교회는 끊임없는 가르침을 제시해 왔다.
따라서 교회 가르침을 등한시하는 신자는 보편교회의 가르침을 적절하게 수용하지 못할 뿐 아니라 실생활 속에서도 반영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 결국은 그리스도의 그늘에서 점차 벗어나기 쉽다고 설명한다.
특히 최근에 이르러 사회가 복잡 다양해짐에 따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수많은 회칙을 발표한 바 있다. 대체로 평신도들이 직접 관련된 문제들이며 사회생활에 있어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들에 대해 교회는 명확한 해법을 제시해 왔다.
교황은 아울러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당시만 해도 심각하게 다뤄지지 않았던 환경 등 자연 생태계문제와 생명존중 등 인간생태계문제 등에 대해 최근 뚜렷하고 확고한 입장을 밝혀 왔고 교회 구성원들을 통해, 특히 평신도들을 통해 이 같은 가르침이 생활 속에서 또 사회 속에서 실천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르침들이 가르침으로만 그치고 신자들에게 올바로 전달되지 못한다면 신자들은 교회 가르침에 벗어난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일선 사목자들은 교회가르침을 신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황회칙과 같은 가르침이 나올 경우 즉각 번역해서 신자들이 볼 수 있도록 자료화 하고, 사회교리 학교와 같은 구체적인 교육 강좌 개설, 신문이나 잡지, 주보를 통해 신자들에게 알려주는 방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황회칙의 경우 어떤 때는 교황청에서 발표한 뒤 1년이 넘어서야 겨우 번역작업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번역된다 해도 일선사목자나 일반 신자들은 그러한 회칙이 나왔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교회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반면에 서울대교구에서 개설한 사회교리 학교는 이러한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을 신자들이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설명한다.
교황회칙 뿐만 아니라 주교회의나 주교 등으로부터 나온 각종 지침서 등도 신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황 요한 23세는 1961년 반포한 「어머니와 교사」회칙에서 사회교리에 대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바 있다.
사회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평신도들이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을 모르고 살아간다는 것은 『신자로서 맹목적이며 방향을 잃은 삶을 살아가는 것과 같다』고 한 사목자는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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