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아, 너 소망이 뭐니』. 『통일된 우리 나라에서 대통령 하는 거요』.
『요한인 간도 크구나. 그럼 통일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수호천사님처럼 착한 마음씨를 갖고 열심히 기도해야죠』
대구 상동본당(주임=박원출 신부)주일학교 초등부 미사. 시끌벅적하던 성당 분위기가 금새 가라앉고 아이들의 시선은 제대앞 무대에 머물러 꼼짝도 않는다. 인형극 강론시간이다.
요한이, 선생님, 수호천사, 친구들… 출연하는 각양각색의 인형들은 어김없이 내 모습 그대로다.
인형극 강론은 길어야 7~8분 정도. 매월 한 차례씩 돌아오는 이 시간이 자녀들에게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이 된 지 오래다.
90년 처음 인형극을 시작할 당시 부직포로 만든 손인형을 사용했었다. 2년전 봉지인형을 함께 사용하다 작년부터 지금처럼 교사들이 인형을 머리에 쓰고 연기하기 시작했다. 『손 인형은 행동이 작아서 시각적인 효과가 적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인형극 강론은 매월 마지막 주일에 하지만 사정에 맞게 옮겨지기도 한다. 준비는 한 달전 해당 주일의 복음을 대본으로 만드는 일부터. 순번을 정해 한 명의 교사가 대본을 짜고, 이것을 보좌신부와 교사들이 함께 수차례 대본을 수정한다.
대본이 완성되면 2주전부터 인형 제작과 함께 연습에 들어간다. 인형은 손바느질로 직접 만든다. 재료는 부직포. 인형 만드는 일도 경력이 붙어 거의 어려움이 없을 정도다.
강론 내용도 성서구절 자체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내용과 의미를 알기 쉽게 전달하는데 신경을 쓴다.
『종래의 강론으로는 아이들을 집중시키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무작정 주의만 줄 수도 없고요. 인형극 강론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 줍니다. 우선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흥미를 갖는다는 것이 장점이지요』. 김영철 보좌신부의 말이다.
초등부 주임 구진아(안나)교사는『무엇보다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고 교사들도 준비하고 연기하면서 재미있어 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만『복음내용이 까다로워 연기와 대사로 풀어나가기 어려울때 애로가 있다』고.
구진아 교사는『학부모들도 보고는 매우 재미있어 하시고 교육효과를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김 신부는『대본을 좀 더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관건이다』면서『앞으로는 아이들에게 변사 역을 맡기는 등 자녀에게도 참여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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