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영화는 모든 세기의 역사, 사람들과 깊은 연관을 맺는다.
그런 면에서 존재와 신의 문제를 깊이있게 탐구한 잉마르 베르그만 감독의「일곱째 봉인(The Seventh Seal)」은 위대한 영화이다.
1957년 동서냉전 시대, 핵의 위협 앞에 이 영화가 던져졌을 때 사람들은 또 하나의 묵시록으로 받아들였다. 십자군 전쟁에 대한 회의와 함께 흑사병이 휩쓸고 간 땅을 배회하는 죽음에 대해 그린 이중세의 이야기는 핵 시대를 위한 하나의 은유로, 그리고 인류의 멸망을 상징하는 묵시록이었다.
그 후 39년이 지난 지금 핵전쟁의 위험은 어느 정도 완회되었지만 오히려 더 악화될 수 없는 갈등과 분쟁, 생명에 대한 멸시, 현대의 흑사병이 랄 수 있는 에이즈의 만연 등 새로운 위기가 등장했다.
「일곱째 봉인」은 핵이 던지는 인류 파멸의 위기 앞에 인간이 스스로를 돌아보도록 한데 이어 이제는 또 다른 죽음의 시대에 다시한번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혼돈의 시대, 공포에 찬 그리고 황페화 된 세상에서 산다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 또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 아니면 그러기를 바라는 인간의 소망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를 묻고 있다.
이 작품은 베르그만의 전체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열쇠가 되며 그가 다뤄오던 가장 중요한 주제를 종합하고 있다. 하느님의 존재 문제, 삶과 사랑과 죽음의 의미를 그 핵심까지 파고 들면서 목판화 같은 영상 속에 간결하게 새겨 놓는다. 또 이 영화는 그의 후기 작품들을 향한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산딸기(1957), 거울을 통하여 어렴풋이(1960/61), 겨울빛(1962),침묵(1962/63)등에서도 같은 주제를 다루되 더 세분해서 철저하게 파고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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