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가 7월 셋째주일로 정한 제1회 농민주일 및 우리농 출범 2주년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이「농민주일과 도농 공동체운동」을 주제로 7월15일 오후1시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개최됐다.
우리농촌살리기운동 전국본부(상임본부장=김승오 신부)가 주최하고 우리농 서울대교구 본부(본부장=오태순 신부)주관으로 개최된 이날 심포지엄은 제1회 농민주일 및 우리농 출범 2주년 기념식을 겸해 마련됐다.
김승오 신부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이날 심포지엄에서는「도농연대와 공생을 위한 우리농운동」「농민주일 제정과 교회의 사명」「도농공동체를 위한 우리농 마을」「도농공동체를 위한 우리농 생협」등에 대해 이병철 우리농 기획실장, 춘천교구 최원석 신부, 농민회 양만규 회장, 대구본부 박형순 총무 등이 차례로 발표를 맡고 광주대교구 최민석 신부, 서울평협 도농분과 류정묵 위원장, 이영석 교수, 양혜숙씨 등이 토론자로 참석, 우리농운동의 방향과 문제점을 비롯 도농 연대방안, 우리농 실천방안 등에 대해 발표 및 토론을 벌였다.
우리농 생산자의 소비자, 각 교구 본부장 신부, 우리농운동 관계자 등 2백여 명이 참석한 이날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특히 우리농 생협과 우리농 마을 조직을 통한 도농 공동체운동과 신자들의 구체적인 생활실천 운동으로서의 우리농운동을 강조했다.
다음은 이병철 기획실장과 최원석 신부, 양만규 회장 등이 차례로 발표한 제1회 농민주일 심포지엄 발표문 요지.
■ 도농연대와 공생을 위한 우리농운동/이병철 <우리농 본부 기획실장>
건강한 삶 도-농 직거래 나눔 운동
우리농 운동은 도시와 농촌, 생산자와 도시소비자들이 서로 손잡고 함께 살기 위한 도농 연대와 공생을 위한 운동이다. 도농 공동체운동은 우리농 운동의 핵심이며 기본 원칙이다. 이같은 도농 공동체운동을 통하여 우리는 흙을 살리고 밥상을 살리고 농촌을 살리고 자연 생태계를 살려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올바로 보전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농운동이 지향하는 이념은 생명가치의 회복을 통한 공생의 실현으로 생명가치와 공동체 정신을 그 중심으로 한다.
모든 가치의 중심을 생명에 두고 대립과 분열과 소외시키는 일체의「죽임의 문화」에서, 더불어 사는「살림의 문화」와 공동선, 연대성, 보전성을 기본원리로 하는 교회 공동체 정신을 통해 도시와 농촌, 생산자와 소비자, 인간과 사회, 인간과 자연이 조화 공존하는 생명공동체 건설을 궁극적 지향으로 삼는 것이다.
우리농 운동을 도농의 연대와 공생을 위한 공동체 운동으로 정의하는 것은 공동체 운동 없이는 공생을 위한 연대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우리농 운동은 불특정 다수의 농민, 막연한 농촌을 그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연대 운동이되 그 구체적 실천에 있어서는 사실상 소비자가 주도해 가는 운동이어야 한다.
자생력이 회복되지 않는 농촌의 현실속에서 도시소비자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먼저 농촌현장으로 달려가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농이 추구하는 도농공동체 운동이란 단순한 도농직거래운동이 아님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유통단계의 축소로 중간이윤을 함께 나누기 위한 운동이 아닌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건강과 삶을 서로 의탁하고 책임지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
이 같은 도농공동체의 구체적 만남과 제휴가 이루어 질 때 비로소 살아있는 생명의 밥상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며 밥의 소중함, 농촌, 농업의 소중함, 하느님과 생명의 일꾼인 농민, 그리고 우주의 뭇 생명들에 대한 공경과 감사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쓰고 버리는 소모적인 삶이 아니라 쌀 한 톨을 물건 하나를 소중히 여기며 아껴쓰고 다시쓰는 삶, 생태적 생활과 생산양식을 창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의 반성과 전망/최원석 신부 <춘천교구 우리농 지도>
시대적 소명 생명공동체 운동 의식화 시급
천주교회가 전 교구적인 차원에서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을 시작한 것은 성령의 인도하심을 느끼게 하는 탁월한 선택이다. 그것은 서구문명의 위기를 드러낸 시점에서 동양의 정신문화가 뛰어남을 깨닫게 할 뿐 만 아니라 동서양의 문화를 창조적으로 수용, 21세기를 기획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시대적 징표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입장이 소극적이거나 비협조적이라는 인상은 여전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문제의식을 깨달은 선구자들에 의해 미숙하나마 우리농촌을 살리려는 노력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은 매우 희망적이다.
오늘날 새로운 운동을 하려면 이기적인 동기를 극복해야 한다. 즉 사심을 버리고 공동선을 위해 헌신할때 감동을 줄 수 있으며 그 감동만이 지속적인 설득력을 가지고 새로운 이상을 구현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사사로움에 치우치지 않는 공정하고 설득력 있는 교회의 참여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천주교 주교회의의 허락을 받아 전 교구적으로 추진하는 우리농촌살리기운동에 경의를 표하며 몇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새로 제정된 농민주일이 모든 신자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도록 교구장의 따뜻한 성명서와 사제들의 강론을 부탁한다. 둘째, 각 교구별로 우리농촌살리기운동에 전념할 전담신부 임명과 그 활동을 지원해 줄 것 셋째, 각 본당내에 사목의 한 분야로서 대 사회적인 활동을 담당할 수 있는 환경분과나 생명운동 또는 우리농분과(도농 협력분과)등을 신설해 줄 것. 넷째, 각종 교육과정 특히 예비자나 견진교리 등에서 천주교 신자들의 시대적 사명으로 환경운동과 생명공동체운동이 본질적인 의무임을 일깨워 주기 바라며 다섯째, 각 본당 구내나 관내에 우리농산물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매장이 설치되고 운영되도록 장려해 주기 바란다.
■ 도농공동체 운동과 우리농 마을/양만규 <가농회장>
우리농 마을 전통적 두레공동체의 구현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은 생산자 부문의 우리농마을 건설과 도시소비자 부문의 우리농 생협 건설을 주요과제로 하고 있다. 우리농 마을과 우리농생협은 도시와 농촌에서의 공동체 건설이며 이를 통해 도농간 교류를 추진하며 도농공동체를 지향한다.
우리농 마을은 같은 생활권 내의 생산자들이 모여 함께 계획하고 생산과 가공 및 유통에 이르기까지 협동하는 공동체이다. 이는 전통적인 우리의 두레공동체를 오늘에 되살리는 것이다. 나눔과 섬김, 공생과 순환, 연대와 협동이라는 공동체의 기본 원칙들을 지켜나가는 그리공동체의 그리하여 진정한 생명가치를 실현하는 생산공동체로서의 우리농 마을은 우리농 생협과 함께 우리농운동의 쌍두마차로서의 역할을 해야한다.
우리농 마을은 기본적으로 생산공동체이다. 생산공동체를 토대로 도시소비자 공동체인 우리농 생협과 연대하여 마을 또는 공소단위 지역을 새롭게 만들어 가며 지역농업의 핵심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우리는 생산공동체를 통한 지역 농업의 활성화로 대외적 농업위기를 극복하고 농업의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 노력해 왔으나 그 성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그 이유는 첫째, 서구적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만연과 둘째, 농업과 농촌에 대하여 단순한 상품으로서의 농산물 생산만을 요구하는 외부적인 요인과 셋째는 시장의 생산자보다 정부와 소비자 중심으로 형성됐기 때문이며 넷째, 협동공동체의 구성과 운영에 있어 이상적 형태를 직접 접목하려고 한 조급성 등이다.
그러나 우리농 생산자는 우선적으로 물질관계로 전락한 우리의 인간관계를 인격관계로 전환하는 사고의 전환을 추구해야 할 것이며 다음으로 지역특성에 알맞는 농업의 형태를 구축하는 우리농 마을의 모델을 설정하고 현실화시켜야 한다. 이럴때만이 협동적 생산공동체로서의 우리농 마을은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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