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문화’를 조장하는 세력들이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자원들과 ‘생명의 문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재량에 맡겨진 수단들 사이에는 엄청난 불균형이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온 세상이 생명을 위해 드리는 위대한 기도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그리스도교 공동체와 가정, 믿는 이들은 자발적인 활동과 매일의 기도를 통해 하느님께 탄원해야 한다”며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몸소 기도와 단식이 악의 세력과 대항하는 첫 번째이자 가장 효과적인 무기임을 보여 주셨다”고 전했다. 기도하고 단식할 수 있는 겸손과 용기를 다시 찾음으로써, 고도의 의지력에서 나오는 힘을 얻어 생명과 관련한 거짓과 기만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생명의 복음’은 모든 사람들과 나누어야할 ‘선’이며, 신앙인들만이 아닌 만인을 위한 것이다. 생명과 관련한 문제와 그 보호 및 증진은 그리스도교 신자들만이 아니라 모든 이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신앙이 생명을 수호하는데 있어 특별한 빛과 힘을 주기는 하지만, 이 문제는 진리를 찾는 모든 인간 양심 안에서 제기된다. 즉 모든 인간들은 생명 관련 문제들을 이성으로 파악할 수 있다.
교회가 생명을 능동적으로 옹호한다는 것은 공동선의 증진을 통해 사회 쇄신에 기여하는 것과 같다. 실제 생명권을 인정하고 옹호하지 않는다면 공동선의 증진은 불가능하다. 개인들의 모든 권리는 기본적으로 생명권 위에 성립되며, 생명권에서부터 생겨난다. 사회가 한편으로는 인간의 존엄성과 정의, 평화 등의 가치를 주장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생명을 평가절하하거나 훼손하는 것을 허용 또는 용인한다면 그 사회는 토대가 결핍된 사회가 된다. 따라서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들을 존중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민주주의와 평화는 있을 수 없다.
아울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생명의 복음(Evangelium Vitae)’ 결론에서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죽음으로써 죽음을 이기고, 모든 인류를 위한 새 생명의 원천이 되셨다”며 “어떠한 형태로든 인간 생명을 거부하는 것은 바로 그리스도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교황은 “동정 성모 마리아는 모든 이의 이름으로, 모든 이를 위해 이 생명을 받아들인 분으로, 생명의 복음과 가장 밀접하고도 인격적으로 결합된 분”이라며 “어떻게 생명을 환영하고 돌보아야 하는지 보여준 마리아의 모범을 따라 생명의 문화를 이뤄나가자”고 당부했다.
생명살림 윤리백신 (20) 생명의 복음 (20·끝)
마리아는 생명 수호의 최고 모범
발행일2012-03-25 [제2788호,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