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전문적인 체제 안에서 신학 전반을 폭넓게 공부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었는데 만학도 전형을 통해 그 기회가 주어져서 정말 기쁜 마음입니다. 아들 같은 학생들과 공부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세배 이상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김영란(오틸리아·51·서울 반포4동본당)·김교운(아녜스·49·대전 전민동본당)씨는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학장 최기섭 신부)이 2012년 대학입시에서 신설한 ‘만학도 전형’을 통해 새내기 신학대학생이 됐다.
1972년부터 평신도들에게 입학 기회를 허용했던 신학대학에서 일반인들의 등교 모습이 낯선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경우 수능시험을 치러야 응시할 수 있는 ‘일반 전형’이나 전문대학 졸업 이상 학력을 지원 자격으로 한 ‘대학 수료자 전형’을 거쳐야 했다. 신학 공부에 뜻이 있다 해도 그 조건을 맞추기 힘든 평신도들에겐 신학대학 입학은 현실적으로 ‘갈 수 없는 길’이었다. ‘만학도 전형’은 그런 면에서 전문적인 신학 공부를 꿈꾸는 중년층 신자들에게 새로운 활로가 아닐 수 없었다. 총 4명이 첫 만학도 전형의 수혜자가 됐다.
“미래 한국교회를 짊어질 예비 사제들 또 수도자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도 뜻 깊다는 생각이고, 교정에 다시 돌아온 느낌도 너무 행복합니다. 그런데 젊은 동급생들의 학구열이 너무 대단해서 학업을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고대철학사’ ‘영성신학입문’ ‘신학원론’ 등 첫 학기 동안 7개 과목 15학점을 이수해야 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고 털어놓는 이들이지만 이미 두 사람 모두 가톨릭 교리신학원을 졸업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대전에 연고를 두고 학교 수업을 듣는 김교운씨의 경우, 주일학교 교사 경력이 15년이고 본당에서 예비자 교리를 가르치기도 했다. “본당 활동을 할수록 전문적인 ‘배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했다”면서 “5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 새롭게 공부한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마침 만학도 전형이 생겨 ‘부르심’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각각 ‘철학’과 ‘성경’ 과목에 관심이 많다는 김영란씨와 김교운씨. 김영란씨는 졸업후 평신도선교사의 꿈을 내비췄고 김교운씨는 ‘여성신학’의 관점, 즉 ‘주부’ ‘여성’으로서 신학을 보는 눈을 갖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학 공부의 기회를 준 학교와 또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모든 배려를 아끼지 않은 가족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는 김영란·김교운씨는 “역량있는 평신도들의 양성은 결국 교회를 튼튼히 하는 것”으로 여긴다면서 “만학도 전형으로 보다 많은 평신도들이 전문적인 신학을 공부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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