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국제마라톤은 지금까지의 마라톤 중에서 가장 좋았고 또 가장 힘든 마라톤이었습니다. 길고 긴 이 힘든 여정에 예수님이 걸으셨던 십자가의 길을 체험하는 기분이었습니다.”
16일 제2회 예루살렘국제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한 이탈리아의 도미니코 로사(Dominico Rosa)씨는 해마다 2회 꼴로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마라톤 마니아다. 기록은 4시간 40분. 이제껏 달려온 17차례의 마라톤에서 3시간 중반 대를 유지하던 그의 기록에 한참 뒤처지는 기록이다. 시온산, 올리브산 등 경사길이 많고 모든 건물들이 라임스톤으로 지어진 익숙하지 않은 풍경의 반복은 여러 국제마라톤을 이겨내 온 그에게도 고난의 길로 다가왔다. 하지만 신앙을 가진 그가 느끼는 이 고난은 단순한 고통과는 다르다.
“마라톤은 마치 묵주기도와 같다고 느껴집니다. 마라톤의 달린다는 일을 반복한다는 점과 묵주기도의 같은 기도문을 반복하는 점이 그렇죠. 또 선수들이 각자 자신과의 싸움을 하며 달리면서도 많은 이들이 같은 길을 함께 달린다는 면에서도 모두 각자 기도하고 있지만 같은 기도를 함께한다는 면이 닮았습니다.”
이탈리아 남부의 신앙심이 깊은 집안에서 자란 도미니코씨는 어릴 적부터 가족들과 함께 묵주기도를 바쳤다. 마라톤은 어릴 적 가족들이 함께 기도 하던 모습을 떠올리게 해주는 존재다. 그래서 그는 매일 달린다. 달리는 것에는 늘 크고 작은 고통이 따르지만 그에겐 달리는 것은 곧 기도하는 것이다. 신앙의 마라톤을 하는 그에게 예루살렘에서 달린다는 것은 더욱 각별하게 다가왔다.
“십자가의 길을 걷고 주님무덤성당을 방문했을 때는 매우 특별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귀국하기 전까지 예루살렘의 거룩한 장소들을 방문하고 싶습니다. 마라톤을 계기로 처음으로 예루살렘을 방문하게 됐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시 예루살렘을 찾아 순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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