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엘리사벳ㆍ65)씨의 대하소설 「미망(未忘)」이 TV 드라마로 제작된다.
MBC-TV는 빠르면 9월부터 수목드라마 「사과꽃 향기」의 후속으로 대하사극 「미망(未忘)」을 제작, 방영할 계획이다.
정확한 방영시기와 제작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체로 9월에서 10월 사이에 방영될 것으로 보이는 「미망」은 중산층의 허위의식과 속물성에 대한 고발과 비판, 페미니즘 경향이 짙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박진감과 극적 긴장감이 넘쳐 박경리씨의 「토지」에 비견해서 손색없는 드라마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망은 85년 3월부터 90년 5월까지 「문학사상」에 연재된 박씨의 첫 대하소설로 19세기 중반부터 한국전쟁까지 한 세기에 걸친 역사의 변천 과정을 축으로 개성지방의 거상(巨商) 전처만 일가 3대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봉건사회의 몰락과 일제의 강점, 독립운동과 해방, 한국전쟁 등 한국 근현대사의 격동기를 모두 아우르는 웅대한 스케일과 함께 탄탄한 구성, 다양한 등장 인물과 인간형 등으로 많은 드라마 연출자들에게 매력을 주어왔던 작품이다.
90년 연재되던 작품을 단행본으로 묶어낸 뒤 이듬해 이산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미망에 대한 박씨의 애정은 남다르다. 작품의 무대가 된 개성이 바로 그의 고향이기도 하려니와 유난히 개인적으로 견디기 어려웠던 잇따른 액운과 싸우며 연재를 했던 터이기도 하다.
박씨의 소설 중 이미 70년대와 80년대 「휘청거리는 오후」와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등은 각각 TV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져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대개 문학작품을 영화나 TV드라마화 했을 때 원작의 맛을 잃는 수가 많은데 대해 박씨는 연출자와의 부단한 대화를 통해 보완할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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