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ㆍ농은 하나’ 공동체 정신 긴요
주교회의가 지난해 추계 주교회의에서 매년 7월 셋째 주일을 농민주일로 정함에 따라 이번 7월21일이 역사적인 첫 농민주일로 지내게 됐지만 일반 신자들이 갖는 농민주일에 대한 반응은 별무반응이다.
농민주일을 맞는 각 교구와 본당의 반응도 대체로 소극적이어서 담당주교의 담화문을 농민주일 강론때 읽어내리는 정도에 불과한 것이 우리농운동의 전체적인 분위기로 볼 수 있다.
물론 지난 2년간 우리농운동은 우리농 전국본부와 각 교구본부 결성, 주교회의 차원의 농민주일 제정, 우리농 생산자위 및 우리농생협 구성, 우리농 학교 운영 등 많은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긴 했지만 그러한 노력들에 비해 우리농운동에 갖는 일반 신자들의 관심은 아직 이렇다할 변화를 보이질 않고 있다.
이러한 원인에 대해 일부 교회관계자들은 우리농운동이 그동안 형식과 구호에는 성공을 한 셈이지만 우리농운동에 담겨진 내면의 정신은 신자들의 생활속에서 구현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우리농운동은 우리농 출범 2주년 및 제1회 농민주일을 계기로 실제적인 도농 나눔을 통한 생활속의 우리농운동으로 정착될수 있도록 제2단계 우리농운동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어려움에 처한 농민을 돕는다는 사회복지적 시혜차원이 아니라 우리민족의 뿌리, 우리생명의 근원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시작되긴 했지만 많은 신자들 중에는 우리농운동을 단순히 농민을 도와야 한다는 입장에서 관심을 쏟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그러한 의식에서 출발한 교회의 일반적인 시각을 교정해줄 때가 됐다는 지적이며 이러한 의식변화를 제2단계 우리농운동의 과제라고 일선 사목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지난 2년여 동안 우리농운동이 전개돼 오는 과정을 통해 신자들의 의식속에는 우리농운동이 어떤 운동인지는 어느정도 이해하게 됐다는 점에서 이제는 신자들이 구체적으로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작은 하나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까지 우리농을 주도하고 있는 관계자들조차, 우리농운동의 전개 방향에 대해 미묘한 시각차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교회적인 움직임으로 농민들에게 큰 희망과 위안으로 다가섰던 우리농운동이 실천단계에서 제자리를 잡지 못한다면 농민들에게는 더 큰 실망과 허탈을 안겨다 줄 것은 분명하다.
아울러 우리농운동은 자연생태계의 순환적인 차원에서 「농민을 살리는 일이 곧 나를 살리는 길」이라는 당위성과 농촌 살림, 밥상 살림, 생명살림의 차원에서 신자들에게 새로운 접근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실천적인 방안으로 우리농 운동본부는 우리농생협과 같은 소비자 조직건설과 도농 직거래, 주말장터, 도시본당과 시골 공소, 또는 본당과의 도농 결연과 같은 노력들을 경주하고 있다. 이런 도농간의 만남을 기반으로 도시 소비자와 농촌의 생산자들이 서로 신뢰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고 도농간에 공동체적 정신을 심어 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농운동에 관심을 쏟고 있는 한 성직자는 『공동체적인 농도의 만남이 아니고서는 얼굴도 모르는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관계는 쉽게 깨어질수 밖에 없고 작은 의견차이로도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런점에서 우리농운동의 성패는 이러한 농민과 도시민의 관계를 도농 공동체 정신으로 하나가 되도록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일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출범 2주년을 맞은 우리농운동이 제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일거수 일투족 신자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일선 본당신부들의 우리농에 대한 관심 여하가 우리농운동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우리농 관계자들은 강조한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우리농운동이 나름대로 신자들에게 알려진 본당은 본당신부가 어느정도 관심을 갖고 신자들의 동참을 호소해 왔던 본당들이라는 점에서 본당신부의 우리농운동 참여는 가장 확실한 보증을 받게 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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