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가진 어린이를 위한 특수유치원이 97년부터 설립된다는 기사를 읽고 반가움과 걱정스러운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장애증세를 가진 어린이는 조기치료와 조기교육을 받을 의무와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그들에게 교육의 기회란 전무하였으며 그에 따른 부모들의 정신적 고통도 무시되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수유치원 설립계획은 해당 어린이 뿐만 아니라 부모들과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특수유치원의 설립이 장애어린이를 일찍부터 정상적 사회집단에서 분리시키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된다. 특수유치원이 또 다른 소외의 형태는 아닐까.
일반 유치원에서 거부되는 장애 어린이를 위해 특수유치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우리는 그에 따른 교육적 결과에 대해 좀 더 심사숙고 해 볼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어린이를 특수유치원에 입학시키는가 하는 근거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아야 한다.
교육철학과 그에 따른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채 특수유치원이 인가되는 것이 염려스럽다. 교사의 자질과 시설이 문제시 되는 상당수의 조기치료실들이 특수유치원으로 전환될 때, 그곳에는 치료와 교육을 병행할 준비가 되었는가?
현대사회는 분류하는 것에 길들여져 있다. 편안하고 합리적인 일의 효과를 위해서는 물론 분류와 정리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사람에게도 적용되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장애인, 비행청소년, 알콜중독자, 젊은층, 노년층 등으로 사람들을 분류하는 사회이다. 이런 현실에서「함께」라든가「통합」이라는 단어는 그 의미를 잃어간다.
특수교육의 목적이 장애인의 자립능력과 사회통합을 위한 것이라면 유치원 교육부터 이것이 시도되어야 한다. 어린이들은 편견없이 남과 쉽게 어울린다. 유치원에서부터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교육이 행해질때 만이 우리는 분류되고 개별화되는 사회를 극복해 나갈 수 있다.
정서ㆍ행동장애 어린이의 증가로 일반 유치원에도 특수교사가 필요하고 또 현재 유치원 교사들은 심리학과 특수교육학을 새로 연구해야 한다. 어린이들에게는 장애와 비장애에 상관없이 개별ㆍ통합교육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것을 교사들도 인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점에서 특수유치원 설립보다 기존의 유치원에서 장애어린이가 통합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시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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