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에는 날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신들을 사람답게 인정해달라며 처절한 싸움을 하고 있다. 쇠사슬로 온몸을 묶고 「우리도 사람이다. 사람답게 대우해 달라」고 외치는 이들의 모습에서 한국인에 대한 증오의 눈빛을 보기도 했다. 가톨릭 신문은 인권적 차원에서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일본의 외국인 노동자 문제에 대한 정책과 그 속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노동자들을 찾아보았다. 한국에서 자신들의 최소한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과 일본내의 한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을 비교해보며, 외국인 노동자 문제의 해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현재 일본 요꼬하마 지역에서 일용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전라남도 보성출신의 윤오동(42세)씨는 현재 산재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91년부터 불법 체류로 일하고 있는 한국인 노동자다. 재일교포 중개인에 의해 일본에 일하러 온 그는 부두 하역장에서 일하다가 쌀가마가 무너져 다리를 다친후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는 노동자다.
윤씨는『병원에 입원한 3개월 동안 매일 일당을 보내왔다』고 말하면서『퇴원 후 병의 후유증을 보상받기 위해 가나가와 씨티 유니온의 방정옥씨의 도움을 받아 현재 위자료 소송중에 있다』고 말했다. 요꼬하마 부근에는 윤씨와 같은 불법 체류 일용노동자들이 3만명 정도가 있다고 한다.
서울 출신의 정규감씨도 89년 관광비자로 일본으로 건너와 현재까지 일용노동을 하며 살고 있는 산재환자다. 수도일을 하다 다친 그는 보험회사로부터 산재해택을 받고 치료중에 있다.
90년부터 심각하게 드러난 외국인 노동자 문제에 대해 일본정부는 자국의 노동자들과 똑같이 노동법에 의해 보호를 해주고 있다. 일본 노동법에 있는 규정대로 사상과 국적에 상관없이 외국인 노동자들이라도 산재를 당했을 경우 인권적 차원에서 일단 보호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일본내 한국 법률 인권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김성호씨는『불법 체류자가 산재를 당했을 경우 한국은 아직까지 보상을 하지 않지만 일본은 불법 노동자들에게도 일하다 다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하면서『그러나 일본 내에서도 이들의 불법 체류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김성호씨에 의하면 일본에서 일하다 교통사고로 죽은 26세의 한국 노동자에 대한 경우, 그가 일본에서 일할 수 있는 58세까지의 임금을 계산해서 보험처리를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임금을 일본식이 아니라 한국에서 일용노동자가 받는 평균임금을 적용, 그 차액을 업주가 가로채는 등 한국인이 일본의 노동법에 대해 무지한 것을 악용하는 경우도 종종있다.
이처럼 일본 내에서도 외국조합에 가입할 수 있고, 불법 체류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산재를 당했을 경우 우선적으로 노동자를 치료하고 있는 일본의 노동정책을 볼 때 한국에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가나가와 씨티 유니온의 서기장 무라야마씨 역시『일본내의 외국인 노동자는 그 어느 누구도 일본의 노동법에 의해 보호를 받아야 된다』고 설명하면서『외국인 노동자들이 조합원 자격을 갖출 때만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불법으로 체류를 하더라도 조합에 꼭 가입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일본 내의 한국인 노동자들은 이 같은 일본 정부의 노동정책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것도 일본인이 아니라 같은 처지에 있는 재일 한국이들에 의해서다.
한국에서 부당하게(불법 체류)일본에 건너온 사람들은 재일 교포나 이들이 운영하는 회사와 일차적으로 접촉을 할 수 밖에 없다. 타국에서 그래도 같은 동포로서 믿고 찾아온 이들을 인간 이하로 착취하며, 임금을 지불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현재 일본 내의 외국인 노동자는 공식적으로 28만을 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불법 체류자를 합치면 이 숫자는 일본 내의 재일교포 수와 맞먹는 60만에 가깝다는게 현지 사람들의 증언이다.
어떠한 이유이든 돈을 벌기 위해 일본땅에서 일용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자국의 노동법에 의해 보호하고 있는 일본의 노동정책은 현재 그 문제의 심각성이 불거지고 있는 한국의 외국인 노동정책 입안자들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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