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뼈만 앙상한 참치를 항구에 끌고 들어온 그 노인의 모습이 70이란 인생 항구에 도달한 내 자신의 모습같은 생각이 듭니다. 인생 실적은 하나도 없는 뼈대뿐인 허망된 잔해, 바로 그 모습입니다』
1948년 경향신문 기자로 입사한 이래 해박한 지식과 깊이있는 글을 써온 언론계의 원로 신태민씨가 고희를 맞아 인생 역정을 회고한 수상록 「뜻밖에 쏟아진 은총」을 펴냈다.
신씨는 머리말에서 『헤밍웨이가 허망된 잔해보다는 노인의 삶 자체에 초점을 맞췄듯이 자신도 화려한 실적 없음을 탓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온 내 자신의 진솔한 삶에 더 애정을 가지려 한다』고 적었다.
저자가 삶의 수확보다는 그 소득을 얻기 위해 애써온 삶의 과정을 더 소중히 여기는 것은 아마도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원숙한 신앙에서 오는 여유인 듯싶다.
이 책에 담긴 글들은 주로 생활성서에 연재되었던 것들이 대부분이고 한국일보 뉴욕판에 연재됐던 글들과 그외의 신문 잡지에 실렸던 글도 상당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들은 자신의 신앙생활을 스스로 돌아보는 성찰의 글들과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평신도의 위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평신도의 권리와 의무, 자각과 반성을 적은 글들이다.
그리고 교회나 성직자의 결함과 맹점, 또는 지침과 비전을 제시하는 글들도 함께 싣고 있다. 추천의 글을 쓴 시인 구상씨는 이 글들이 『오늘 우리 신앙생활의 불명과 부실을 낱낱이 파헤쳐치고 있다』며 『신앙생활의 친근한 길잡이가 되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저자는 1926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동대 교육대학원, 동경대 대학원에서 공부했고 경향신문사 부사장, 서울신문사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저서에는 「현대사회와 매스 커뮤니케이션」, 「에티켓 선생」상ㆍ하권, 「사교 전선」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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