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정부가 공업화 정책을 펼치기 시작하면서 전 지역과 전 산업을 동시에 발전시키기 어려웠던 점을 감안,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을 거점 육성한 정부정책의 선례처럼 이젠 교회도 각 본당별로 특성화되고 전문화된 사목 프로그램으로 교회 성장의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주장이 일선 사목자들 사이에서 일고 있다.
후진국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던 시절, 뭔가 하나도 제대로 갖춘 것이 없던 때 정부가 추진한 산업별 지역별 특성화 정책이 그 당시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던 것처럼 교회도 뭔가 새로운 시도를 통해 현실적 난관을 극복하는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교회가 처한 현실 여건을 냉철하게 살펴볼 때 대형화된 본당과 냉담자 증가, 신영세자수 감소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런 교회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인가?
일선 사목자들은 우리 교회도 그 당시 정부가 추진했던 특성화 정책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교회활성화 및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는 방향들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전한다.
13세기 이후 중세 봉건사회에서부터 본당 중심, 지역 중심의 교회로 변해온 교회의 모습이 이제는 전문가집단 중심, 사람 중심의 모습으로 변해 왔다.
따라서 교회는 본당에 안주해 머물러있기 보다는 지역사회의 문화 및 구성원들과 함께 호흡하는 사목을 펼쳐야 하며 각 본당도 그 지역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사목정책과 방향이 다르게 수립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사목정책의 대표적인 사례로서 청소년들을 위한 전문사목을 꼽을 수 있으며 아울러 직장인과 노인, 근로자, 빈민, 군종 등 다양한 계층들이 본당 특성화를 통한 전문사목의 영역으로 분류된다.
특히 교회의 미래를 짊어진 청소년과 청년들에 대한 교회의 관심은 대단하지만 구체적인 사목방향은 뚜렷하게 잡지못한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런 청소년들을 위해선 우선 한 교구에서 한 본당 정도라도 특성화 본당으로 지정, 청소년 사목의 전반적인 연구와 실험의 장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서울대교구는 이러한 특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신축중인 강남의 한 본당을 청소년 사목에 집중적인 관심을 갖도록 하는 특성화 본당으로 선정키로 한 바 있어 다행이지만 적어도 1개 지역별로 한곳씩 선정, 청소년 사목의 중심센터로서의 기능을 수행토록 해야 한다고 일선 사목자들은 전한다.
직장인을 위한 사목의 경우는 오는 9월부터 직장인 사목 특별본당이 우선 5곳에 선정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대교구는 직장인들을 위한 특별본당을 지정하게 되면 그 본당에는 직장인 사목에 특별한 관심을 가진 신부를 발령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아울러 보좌 신부의 개념을 넘어선 직장인 전문신부도 함께 상주시켜 인근지역의 직장인들을 전문적으로 사목토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일선 사목자들은 갈수록 증폭되는 신자들의 다양하고 차별화되는 사목회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는 청소년과 직장인 뿐만 아니라 대학생이 밀집돼 있는 서울 신촌지역이나 근로자들이 많은 구로동지역 등 각 공단,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모여드는 자양동지역 등을 부문별 특성화 본당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성화 본당이 지정될 경우 교구에서는 이들 본당에 전폭적인 재정적 인적 지원을 아끼지 말고 교구 전문사목의 장으로 육성, 각 영역별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도록 육성돼야 할 것이다.
본당이 교회 유지 중심의 사목에서 지역사회 중심, 대사회 중심 활동으로 사목영역을 넓혀 나감으로써 본당은 지역에 위치한 고도(孤島)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공동체로서 살아남을 수 있다.
본당은 또한 더 이상 교회의 기간조직으로서의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교회 사목자들은 지적한다.
행정구역에 따라 편의적으로 갈라놓은 본당은 본당이 속해있는 그 지역사회에 제대로 융화하지 못함으로써 복음화 기능에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다면 앞으로는 지역과 지역민에게 함께 속해 있는 사목을 펼침으로써 가능해 질 수 있다. 그것은 곧 사목적으로 전문화된 특성화 본당을 집중 육성하는 것일 수 밖에 없다.
청년사목을 위한 특성화 본당으로 지정된 어느 본당, 그 본당에 가면 언제나 젊은이들이 들끓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각종 청년 프로그램이 상시 개설돼 있다면, 아울러 이 본당을 통해 인근 지구와 지역 본당에 청년 사목 프로그램들이 보급된다면 전체 교회 차원의 청년사목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돼 나갈 것이다.
이러한 기능과 능력을 갖춘 특성화 된 본당이야말로 제3천년기를 향해 성장하는 교회의 새로운 모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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