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신부 순교 1백50주년을 맞아 한국 성지의 모든 것을 담은 성지 안내서 「하늘에서 땅끝까지」(가톨릭출판사 간)가 나왔다.
「지도(地圖) 신부」이자 올 초 한 달간 4백km가 넘는 대장정의 전국 도보 성지순례로 이미 신자들 사이에 잘 알려진 주평국 신부(서울 상계동 보좌)가 3년간의 준비작업을 거쳐 최근 펴낸 「하늘에서…」는 화보와 지도는 물론 성지의 위치를 경ㆍ위도까지 측정해 수록함으로써 본격적인 의미의 성지 안내서로 평가되고 있다.
특별히 김대건 신부 순교 1백50주년을 맞아 신앙 선조와 국내 성지에 대한 관심이 크게 일고 있는 시점에서 출간된 「하늘에서…」는 각 성당이나 단체, 소공동체 등에서 성지순례를 하고자 할 때 훌륭한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 대표적인 성지와 사적지들을 선정, 수록한 이 책은 또 각 성지의 역사적 배경, 교회사적 의미 등에 대한 상세한 해설로 성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더해주고 있다.
특히 각 성지마다 서너 번 이상의 현장 답사를 통해 해당 성지 및 인근 지역에 대한 최신정보와 자세하고 정밀한 교통안내로 초행길이라도 누구든 쉽게 성지를 찾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수록된 성지는 모두 90곳으로 순교지만을 성지로, 그외는 사적지로 구분해 교구별로 정리했다. 수원교구와 대전교구가 각각 13곳으로 가장 많은 성지가 소개됐고 서울대교구와 전주교구에서 각각 12곳의 성지를 선정했다.
한 성지마다 4∼5쪽 분량으로 관할 본당이나 성지관리소와 함께 경ㆍ위도를 소개하고 성지의 교회사적 배경, 관련 인물이나 사건, 교통안내, 인근 관광지 등에 대한 해설이 실려 있다. 또 풍부한 화보와 함께 10만분의 1, 5만분의 1 축척 지도는 성지로 가는 교통편을 알기 쉽게 보여준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기획과 사전 조사에 1년, 본격적인 답사에만 2년이 걸렸다. 주 신부가 성지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가진 것은 지난 92년. 6월부터 주 신부는 김대건 신부의 유체 이장 경로를 추적하기 시작했고 5개월간의 작업 끝에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 순교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순교지인 새남터부터 유해가 안장된 미리내까지 1백50리길을 한 장의 지도로 완성했다.
그 후 주 신부는 배티 지도, 천진암 지도, 서울대교구 안내도 등을 계속 제작했다. 그러다가 1년간의 기획단계를 거쳐 95년 초부터 성지와 사적지에 관한 종합적인 안내책자를 만들기로 하고 무려 8만km에 달하는 답사를 다닌 끝에 펴낸 것이 바로 「하늘에서…」이다.
작업에 필요한 장비의 구입과 경비 등 재정적인 문제도 의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다. 서품받은지 몇 년 되지도 않는 일개 보좌신부로서는 힘에 부치는 일이 아닐 수 없었고 작업은 갈수록 어려워졌다.
하지만 문화사업 지원에 관심을 가져온 가톨릭출판사 오지영 신부가 주 신부의 작업과 어려움을 듣고 무려 1억 원이 넘는 제작비를 흔쾌히 지원키로 했고 인쇄와 출판도 맡아주었다.
김수환 추기경은 추천사를 통해 『순교정신의 고취와 순교자 현양을 통해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새로운 활력과 용기가 솟아나길 희망한다』며 『본당 단위 또는 가족이나 소그룹이 성지순례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주 신부는 「하늘에서…」발간과 함께 한국교회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는 「한국 천주교 역사도감」 편찬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는데 이번 성지 안내서는 그 전초 작업으로서의 의미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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