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대도시인 쾰른은 사방이 몇km로 이어지는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숲속에는 어린이 놀이터, 호수, 수로(水路), 동물원, 자연 박물관, 경마 연습길, 자전거길, 산책로 등이 여기저기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 곳에는 이른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산책하는 사람들, 운동하는 사람들, 책을 보거나 명상에 잠겨 앉아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항상 볼 수 있다. 여름이면 사람들은 이 숲에서 일광욕을 즐기며 음악회, 연극, 판토마임과 축제들도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근처에 위치한 학교들은 이 숲을 체육, 미술, 자연과 작문시간의 교실로 이용한다.
이 쾰른시의 숲은 1949년부터 15년간 독일 수상을 지낸 아데나우어 수상이 1917년부터 1933년까지 그리고 다시 1945년에 쾰른시의 시장으로 재임하면서 계획하여 이루어 낸 인공숲이다. 아데나우어 시장은 시민을 위한 살아 숨쉬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녹지대의 필요성을 일찌기 인식하였다. 그는 장기적인 구상을 하여 쾰른시를 감싸는 숲을 만들기로 하였던 것이다. 나무를 심는 시책은 1920년대의 경제적 불황으로 인한 실업자의 구제책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몇 십년이 지난 오늘날에 쾰른 시민들은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이 숲을 걸으면서 아데나우어 시장을 기억하며 감사를 한다. 도시가 팽창할수록 시민들은 숲의 존재 의미를 피부로 체험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숲을 걸으며 삶을 설계하고 꿈꾸거나 위로를 받거나 지난 시간들을 회상했겠는가. 그러한 경험을 한 시민들은 감사와 자부심을 가지며 그러한 분의 뜻을 따르고 보존하려 한다.
숲은 우리에게 숨을 쉴 수 있게 하고 생각하고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치는 학교이다.
어디를 가도 사람과 차량이 넘치는 여름이다. 오존주의보가 발표되어도 무감각한 시민들에게 자연 또한 생각할 수 있고 쉬는 곳이 아니라 먹고 마시고 떠나는 이름없는 음식점에 불과하다. 오존층의 파괴에도, 아름다운 풍경에도 무감각한 사람들이 과연 후세대들에게 미래를 설계하는 안목과 사고력을 기대해도 되는 것일까.
아데나우어 시장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어려운 시기에 나무를 심는 작업을 하지 않았는가. 우리의 청소년들은 나무들이 상담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녹지대가 필요하다. 그들을 극단적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학교의 넓은 운동장에다 숲을 만드는 시도가 있어야 되는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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