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 사람들은 자연안에서 「쉼」의 공간을 찾고자 한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그들은 아름다운 새소리 대신 노래방 기계가 판치는 산이나 계곡, 빨개진 얼굴로 산과 들의 천연극장에서 흔들어 대는 사람들의 모습을 만난다.
청소년들은 그런 어른들을 보고 있다!
얼마전 전국 가톨릭 학생대회에 참여하기 위하여 우리학교 학생들을 데리고 새벽 7시10분 카훼리호로 여행을 한 적이 있다. 우리 일행은 멋진 배 여행을 꿈꾸며 2등 객실에 여장을 풀었다. 우리가 여장을 푼 곳에는 수학여행을 마치고 떠나는 학생들이 고단한 탓인지 가방을 베고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데 배가 출항하자마자 양 옆에 여장을 푼 어른들 일행은 서로 경쟁이나 하듯이 「놀이판」을 벌이는 것이었다.
『야, 저 아줌마 봐라 얼굴이 빨갛다!』『저 아저씨 좀 봐. 너무 징그럽게 춤춘다』『세상에! 이렇게 이른 새벽에 마치 디스코장에서처럼 놀고 있네!』
우리 아이들 시선은 어느새 모두 그곳으로 집중이 되고 말았다. 순간 아이들 앞에서 내 얼굴이 빨게지고 말았다. 보다 못한 나는 하얀제복을 입고 지나가는 선원에게 말했다.
『저분들에게 좀 조용히 하라고 말씀해 주시지 않겠어요? 지금 아침 7시30분인데 저렇게 시끄럽게 춤추고 노래하면 옆에 있는 학생들이 피해를 보잖아요?』
『수녀님, 배에서는 항상 이래요. 요즘 사람들이 관광모습이예요. 조용한 방을 하나 내어드리지요』
요즘 X세대 청소년들의 놀이문화에 대하여 어른들은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다. 『저 녀석들은 너무 자기중심적이야. 어른들이 옆에 있건 없건 자기네만 좋으면 다인가? 저렇게 최신곡을 틀어놓고 아무데서나 흔들어 대다니!』
그런 어른들에게 청소년들은 이렇게 말한다. 『어른들은 어떻구요? 우리를 의식하면서 놀았어요?』
마치 어른들이 요즈음 청소년들의 놀이문화를 이상하게 생각하듯이 청소년들은 주책없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어른들의 여행풍토를 비웃는다.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모든 것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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