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의 수녀가 인간 내면의 순수한 사랑과 감성이 서린 가요들을 취입, 무분별한 유행가가 범람하는 가요계의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올 전망이다.
9월 초 출반을 기다리고 있는 화제의 음악앨범은 성 바오로딸 수도회(관구장=홍순흥 수녀) 회원 7명이 노래한 「사랑의 이삭줍기」.
성 바오로딸회는 이미 70년대 「세상에 외치고 싶어」「강물처럼 흐르는 사랑」등의 영가, 80년대 「국악미사」등을 불러 음반으로 취입한 바 있다. 그러나 이처럼 대중가요를 불러 음반으로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맑은 음성과 아름다운 노랫말로 수도자들이 세상을 향해 외치는 사랑의 메시지로 여겨지는 「사랑의 이삭줍기」는 또한 수도회가 노래를 통해 일반 대중문화와 함께 호흡하기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교회내외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번 음반이 70년대 발표했던 영가들과 구별되는 점은 종교색을 내세우지 않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메시지로 삶의 진실과 신뢰, 희망을 심어준다는 것.
「종이연」의 김현성씨 기획으로 선보이는 이 음반은 「이육사의 청포도」「꽃씨를 거두며」「아름다운 사람」「사랑찾기」등 12곡의 주옥같은 노래들로 꾸며진다.
이 중에서 「아기예수」「내 탓이로소이다」등 종교성이 드러나는 곡도 없지 않다.
기획을 맡은 김현성씨는 「이등병의 편지」를 작곡한 싱어송라이터. 음반에 실려진 곡들 대부분이 김씨의 작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아침이슬」로 유명한 김민기씨, 시인 도종환씨 등이 특별 감사를 맡았다.
성 바오로딸회는 음반제작을 위해 수도회원 중 7명을 선발, 한 달 동안 맹훈련을 실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가만을 부르던 수녀들이 대중가요 창법을 구사하려다보니 어려움이 컸다는 후문.
수도회 측은 『인간 사이에 참된 신뢰의 희망과 사랑을 꽃피워 우리 사회를 더욱 정화하는 소금과 빛의 매개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음반제작의 뜻을 표명하고 있다.
음반제작의 실무를 맡은 영상부의 김 마리아 수녀는 『수도자들이 노래를 부른 만큼 표지도 수녀들의 얼굴을 클로즈업 시키는 등 과감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고 밝히고 『대중문화를 통해 사회와 함께 나아간다는 면이 「사랑의 이삭줍기」제작의 의미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김 수녀는 『노래를 부른 수녀들이 아마추어이다 보니 아무래도 세련된 창법을 기대할 수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워하면서도 『그러나 정화되고 순수한 삶을 담았다는 면에서 일변 더욱 호소력 있게 들려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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