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은 말한다. 교회가 재미없다고. 그런데 교회는 요즘 청년들이 신앙도 부족하고 태도도 경망스럽다며 신앙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한다. 생각과 시각이 어긋나 청년들은 점점 교회의 울타리에서 떠나가고 있다. 고민은 많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뭐가 문제일까? 경박한 젊은이들을, 어려서부터 신앙교육을 철저하게 시키면 해결될까? 이미 다 커버린 청년들은 어찌할까? 교육을 하자는데, 정작 그들은 귀기울이지 않는 현실은? 청년들은 신앙생활을 그저 지루해할 뿐일까? 성당에 오기에는 세상에 재미난 일이 너무 많은 것일까? 미사도, 성사생활도, 활동도 무조건 재미나게만 하면 청년들이 올까?
젊은이들은 재미가 없으면 모이지 않는다. 하지만 오직 재미뿐이라면 오래 가지 않는다. 고도 경쟁과 청년 실업 등 각박한 세상살이 속에서, 그들의 경박해 보이는 겉모습 이면에는 의미와 진리에 대한 갈증이 감춰져 있다.
실마리는 흥겨운 놀이만도, 지루한 영성만도 아니다. 영성과 함께, 영성으로 놀 수 있어야 한다. 실제 사목현장에서 실례를 발견할 수 있다. 청년들이 밀집한 도심 거리 한가운데에서의 미사는 젊은이들로 북적인다. 진솔하고 거침 없는 영성적 대화마당에도 마찬가지이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매주 아름다운 선율로 이어지는 기도모임에서 하느님을 찬양한다. 영성과 놀이가 접목된 ‘영성적 놀이문화’의 장엔 청년들이 넘쳐난다.
특히 이러한 현장은 무엇보다 청년들이 스스로 찾고, 그들의 욕구와 필요에 의해, 주체적으로 참여의 장을 마련한다. 어른들은 ‘놀이문화’를, 가볍고 비뚤어진 행태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좋아하는 것’을 제공함으로써 교회로 ‘유인’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놀이문화 안에서 교리교육과 심성 계발, 신앙체험 등을 누리고 싶은 청년들의 바람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
젊은이들은 이미 신앙을 발견하고 즐길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필요한 것은 어른들이 그들에게 자신들이 생각하는 방식의 교육을 강요하거나 자신들의 입맛대로 하느님께 인도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그들이 스스로 영성과 놀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지혜이다. 그들을 신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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