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명나라 말기 화가 동기창(董其昌)의 그림은 서양화의 영향을 받았으며 중국 회화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소주(蘇州)에서 적지않은 서양풍의 판화들이 나왔으며 서양미술이 중국 민간 공예품에도 영향을 미쳤다. 만역제부터 청건륭제까지 2백여 년 간은 중국미술이 서양미술의 영향을 받는 시기로써 서양미술을 파종하여 맹생(萌生)시기라 할 수 있다. 건륭제 말년 천주교 대탄압으로 서양문화가 타격을 받았으며 서양미술도 타격을 받았다.
예수회 까스트리네 수사가 남당에 거주하며 건륭제의 총비(寵妃) 향비상(香妃象)을 그렸다고 하는데 확실하지 않으며 남당 벽화와 동당에도 그가 그린 성화가 여러 폭 있었다. 60여 년 전 북경 가정집에서 까스트리네 수사가 그린 2폭의 그림이 발견되었는데 한폭은「미카엘 대천사」그림이고 또 다른 한폭은「호수천신」그림이다. 까스트리네 수사와 아티레 신부는 서양화와 동양화의 화풍이 같지 않아 번민을 하였다 한다.
건륭제는 서양 선교사들을 궁중에서 일하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천주교를 박해하였다. 건륭제가 까스트리네 수사가 그리는 그림을 구경하기 위해 화실로 들어오자 까스트리네 수사는 건륭제 앞에 무릎을 꿇고 박해를 중단해 줄 것을 간청하며 품안에서 황색비단에 쓴 상서문을 건륭제에게 주었다.
아티레 신부는 프랑스 예수회 회원들이 초빙하여 중국에 왔다. 아티레 신부는 성화「삼왕래조」1폭과 그리스도상 1폭을 건륭제에게 진정(進呈) 하였다. 건륭제는 그림을 상당히 좋아하였는데 유화는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티레 신부는 처음 중국에 와서 왕공(王公) 대신(大臣)들의 부인 초상화를 그렸다.
당시 중국인들은 서양화와 유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티레 신부는 오랫동안 갈고 닦아온 화기(畵技)를 버리고 중국인 취미에 맞는 화풍을 연마하였다. 아티레 신부가 병이 났을 때 건륭제는 어의(御醫)를 보내 주었다 하며 황제의 음식상에서 음식의 일부를 덜어 아티레 신부에게 보내줄 정도로 아티레 신부를 총애하고 파격적인 대우를 하였다.
아티레 신부는 유리위에 화조(花鳥)를 그리거나 비단에 수채화를 그렸다. 궁주에 화사(畵師)들은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서도 초고를 그린 다음 황제에게 보여 황제가 지시하는 대로 수정을 하여 마무리해야 되었다. 아티레 신부는 건륭제가 열하(熱河)에 피서 갔을 때 수행하여 연회 장면을 그리는데 황제를 주인공으로 하여 그리고 황제에게 몇 번 보이고 황제의 뜻에 맞추어 완성했다고 한다.
아티레 신부는 달단기사사호도(撻緞騎士射虎圖)를 그렸다. 궁중 흠천감으로 일하는 사람에겐 관직을 주지 않는 것이 통례였다. 그러나 건륭제가 아티레 신부에게 관직을 주려고 했는데 아티레 신부가 거절했다고 한다.
빤지 신부는 1773년 중국에 와서 망원경과 배기기(排氣耭)를 황제에게 진정하였다. 빤지 신부가 처음 입궁했을 때 빤지 신부의 그림 솜씨를 시험하기 위해 환관이 27, 8세 된 궁인 하나를 데리고 와서 초상화를 그리게 하였다. 빤지 신부가 그린 초고를 환관이 가져가 건륭제에게 보이자 건륭제는 빤지 신부의 그림 솜씨를 매우 흡족해 하며 궁인 그리는 것을 중단케 하고 어상(御像) 을 그리게 하였다. 구라파에서는 측면 초상화가 유행이었는데 중국인들은 측면 초상화를 좋아하지 않고 정면 초상화를 좋아하였다.
건륭제는 자신의 초상화를 정면으로 그리게 하고 가까이서 얼굴을 관찰하도록 허락하였다. 초상화를 그리는데 건륭제는 바빠서 오래앉아 있지 못하였다 한다. 건륭제는 빤지 신부가 외국인으로 중국에 온지 얼마 안 되어 용포(龍袍) 관찰이 충분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중국인 화가에게 용포 입은 초상화를 그리게 하고 그것을 다시 빤지 신부에게 보이고 세심하게 관찰하여 그리게 하였다. 건륭제는 화가 선교사를 더 청하였는데 예수회 본부에서 화가 선교사를 더 파견할 수 없어 일반인 화가가 중국에 왔다가 구라파로 돌아갔다. 아오스딩회 사루티 신부는 그림 솜씨가 그다지 뛰어나지 못했다 하며 빠로 신부는 화가인데 만주 문자에도 정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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