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뜨리치안회 회합의 진행 방식은 레지오의 원리와 기술을 응용하고 있다. 교본 본문은 회합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다음의 8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회원들은 이 원칙들을 중요시하여 발언에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1) 집단 심리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집단을 형성하게 된다. 각 개인은 소속 집단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게 된다. 이처럼 회원들도 집단 심리의 작용으로 임원들과 참가자들이 훌륭한 의견들을 잘 흡수함으로써 질적으로 향상된다.
2) 괴로운 침묵
발언이 한참동안 끊기게 되면 마음이 초조해진다. 이때 사회자는 회원들에게 발언을 하라고 재촉하는 충동을 느낀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면 서툰 방식이 될 것이다. 침묵은 깨뜨려지기 마련인 까닭이다. 발언이 끊겼을 때에는 편안한 가정에서처럼 잠자코 앉아 있도록 하는 것이 더 낫다. 이윽고 침묵이 깨뜨려지면 대개 혀가 자유롭게 풀려 편한 분위기가 뒤 따르게 된다.
3) 해결의 연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대체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전문가로부터 곧장 해답을 얻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스스로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는 방법이다. 빠뜨리치안 회합에서는 후자의 방법을 사용한다. 회합 중에 옳지 못한 발언이 나왔을 때 그것을 권위자로 하여금 바로 잡아 주도록 하지 않고 토론에 내맡겨 둔다. 참석자들이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다가 빗나갈 경우 전문가가 지도해 준다. 그런 다음 다시 참석자들이 스스로 좀 더 나은 성과를 내도록 노력한다. 이와 같이 해결의 연기 방법을 이용하여 스스로 돕는 과정을 거치고 나면 확실한 학습이 된다. 사회자는 주제와 관련이 없는 발언에 대해서도 참을성이 있어야 하며 참가자들이 발언할 때마다 그 내용 여부를 가리지 않고 박수를 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4) 질문
빠뜨리치안 회합에서는 질문을 환영하지 않으며 오히려 토론을 중단시키는 것으로 여긴다. 만약 질문을 꼭 해야 할 경우에는 질의의 응답에 대해서도 자기의 생각을 덧붙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하면 질문이 토론의 조류에 효과적으로 합류될 수 있음이 밝혀졌다.
5) 지식을 쌓아 올리기
하나의 새로운 의견이 이미 제출된 다른 의견들과 상호 작용을 하면서 얽혀간다는 원리이다. 그리하여 의견들이 싹트기에 이른다. 특히 은총으로 이루어지는 이런 복잡한 상호 작용은 각 사람의 마음에 풍부한 열매를 맺는 누룩의 구실을 할 것이다.
6) 임원의 기능
빠뜨리치안회의 운명은 임원들의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임원들은 시간과 그 밖의 규정을 지켜야 하고 그들의 기능이 지나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들이 지나치게 행동하면 그만큼 일반 회원들의 기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예컨대 사회자가 발언에 대해 논평을 한다든지 영적 지도자가 어려운 문제가 제기될 때 마다 해결해 주려고 한다면 마치 「대표자 토론회」처럼 되어 일을 그르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7) 해석의 원리
빠뜨리치안회의 특성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은 해석의 원리이다. 이는 수준 높은 사상이나 어려운 개념을 이해하지 못할 때 토론을 거쳐 마지막에는 모든 회원들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전달될 수 있다는 원리이다. 어려운 주제발표 내용이나 영적 지도자의 훈화도 해석의 원리에 적용할 수 있다.
8) 하느님께 일거리를 드리는 일
이것은 은총의 원리이다. 회원들이 최선을 다하고도 풀리지 않는 문제는 하느님의 은총에 맡김으로써 하느님께 일거리를 드리는 것이다. 하느님은 회원들의 극히 미약한 발언이라도 당신 손에 받으셔서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는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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