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항1 : 어린이 세례
세례에 대해 일반적으로 이해해 보고자 시도했던 바를 마무리 지으면서 덧붙여 언급하고 싶은 것 한 가지는 지금까지 설명한 것들이 어른으로서 입문하는 경우를 논한 것이기에 어린이로서 입문하는 경우에 대해서 자칫 궁금해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독자를 위해 필자가 번역한 책의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하겠다.
『아주 오래 전부터 교회가 실시해 온 어린이 세례는 항상 세례의 특성과 유효성에 관한 문제의 대상이었다. 그 문제들은 아주 근본적인 것이어서 16세기의 프로테스탄트 개혁시대부터 시작하여 몇몇 교회의 입장에서는 어린이들이 그리스도인이 되고자 스스로 결단을 내리기까지 그들에게 세례를 주는 것을 거부했다.
근본적인 난점은 이렇게 요약된다. 그리스도교 세례는 개심의 행위이자 그리스도교 신앙을 고백하기 위한 한 인간의 자유로운 결단이다. 그러므로 세례는 믿음으로 고백되고 있는 것을 이해하고 하나의 그리스도인이 되고자 자유로운 선택을 하는 충분히 인간적으로 성숙한 면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 가운데 어느 것도 어린이 세례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답변을 필요로 한다.
어린이들의 경우, 출생으로 시작하고(전례예식들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정연하게 어른의 삶에로 이어지게 되어 있는, 약식이긴 하지만, 대단히 중요한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입문식 한 가지가 있다. 비록 성인 세례를 위한 새로운 의식이 어린이 입문에 관한 신학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 의식은 각별히 인격 공동체로서의 교회에 대한 이해가 그리스도교 입문에 관한 어느 정도 확실한 신학을 밑에서 받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방법으로 몇 가지 가치 있는 지침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세례와 견진성사에 관한 그 어떠한 논의라도 그리스도교 입문이라는 보다 중요한 실재와 그리스도교 공동체와 그리스도의 신비에로의 입문과정을 참작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 같다.
그러므로 결국(필자가 삽입함)…, 입문예식들은 어른을 위한 것이든 어린이를 위한 것이든 보다 커다란 실체의 일부로, 곧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삶에 듦으로써 한 인격의 그리스도의 신비에의 입문으로 여겨져야 한다는 것이다』(버나드 쿠크, 성사와 성사성, 이순성 역[광주 : 전망 편집부, 1991], 122~123).
참고사항 2 : 세례예식의 상징체계에 대한 이해
오늘날 교회 공동체가 보편적으로 거행하고 있는 세례예식은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례쇄신의 정신에 따라 작성된 예식서에 의한 것이다. 공의회는 전례현장을 통해서 첫째, 성인의 단계적 영세 예비기간을 복구시켜, 지역 주교의 판단에 따라 이를 실시하도록 해야 하고 합당한 교리교육을 위하여 지정된 영세 예비기간은 연속적으로 일정한 시기마다 거행되는 거룩한 예식을 통하여 성화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64항) 둘째, 전교지방에서는 그리스도교 전통에 포함되어 있는 입문성사의 요소들뿐 아니라 각 민족이 시행하고 있는 입적식이나 성년 축하식 등의 요소도 이 헌장 37~ 40항의 규정에 따라서 그리스도교적 예식에 적응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도입할 수 있다는 것(65항)을 원칙으로 제시했고 교회의 선교활동에 관한 교령에서는 그 원칙을 준수하되 좀 더 개방적이면서도 발전적인 방향으로 교회의 전례쇄신을 위한 정신을 개진했다.
즉 은총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신앙을 위한 인간의 길을 간략하게 서술한 후 다음과 같이 이어나간다.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교회를 통하여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사람은 전례적 예식을 통하여 성세 지원기에 받아진다. 이 기간은 교리나 계명들의 설명뿐이 아니고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교육과 충분한 시간을 통한 견습기간이며 이로 말미암아 제자들은 스승인 그리스도와 결합된다. 그러므로 성세 지원자는 구원의 신비를 충분히 배우고 복음에 의한 생활과 시간을 두고 계속 집전되는 성스러운 예식에 의해 하느님 백성의 신앙과 전례와 사랑의 생활에 인도되어야 한다』(14항) 그리고 이 교령은 『사순절과 부활절의 전례를 성세 지원자들의 마음이 부활의 신비를 경축하는데 적합하도록 재흥시키는 것은 바람직한 것』(14항)이라고 말함으로써 명백한 지침을 주고 있다.
이 지침을 근거로 작업을 시작한 쇄신 위원회에 의해서 만들어진 어른 입교예식서가 1972년 1월 6일 나왔는데 그것을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1976년6월 15일 번역 출간했다. 그러므로 세례성사의 상징체계에 대해서는 우리말로 번역 출간된 어른 입교예식서 안에 나타나는 것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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