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는 드러나지 않는 숨은 일꾼들이 있다.
서울대교구 김대건 신부 순교 150주년 기념 신앙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번 행사를 위해 숨어서 일해온 수많은 봉사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봉사에는 그 가치의 경중(輕重)과 높낮이를 따질 수 없지만 이번 신앙대회 행사 실무를 맡았던 몇몇 행사 위원들과 진행자들의 소감을 들어보았다.
◆ 우리소리 관현악 단장 김종국 신부
“더욱 신명나는 축제 됐으면…”
『가슴이 뿌듯합니다. 우리 가락과 우리 춤으로 김대건 성인의 순교의 영광을 드러내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이번을 계기로 한국의 그리스도교 문화의 토착화가 이루어지기 위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합니다』
우리소리 관현악단 단장으로 이번 「김대건 신부 순교 1백50주년 기념 신앙대회」 식전행사에 참가한 김종국 신부의 소감이다.
가톨릭 성음악의 토착화를 위해 노력해온 김종국 신부는 우리 성인의 삶과 영성을 기리는 행사에서 서양 음악보다는 우리 가락이 어우러진 것에 대해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8년 전 우리소리 관현악단을 창단, 꾸준히 성장 발전시켜온 장본인이다.
김종국 신부는 『교회 안에도 아마추어가 아닌 수준높은 프로 관현악단이 있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좀 더 신명나는 축제로 승화시키지 못한게 조금은 아쉽다』며 행사 전체에 대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 봉헌문 낭독한 계성초등학교 김태희양
“열심히 기도생활 하고 싶어요”
15일 펼쳐졌던 「김대건 신부 순교 1백50주년 기념 신앙대회」 미사에는 어린이로서는 유일한 봉사자인 서울 계성초등학교 6학년 김태희(아녜스)양이 참가해, 많은 이들로부터 귀여움을 독차지 했다.
미사 중 봉헌문을 봉헌한 김양은 『이렇게 큰 행사에서 봉헌문을 읽게 되어 떨리지만 영광스럽다』며 『김대건 신부님의 일생을 본받아 나도 이제부터는 열심히 기도 생활을 하고 싶다』며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평소에 부모와 함께 김대건 신부의 유해가 묻혀있는 미리내 성지에 자주 가곤 했다는 김 양은 열심히 기도하고, 불우한 어린이들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어린이 봉헌문의 내용처럼 앞으로 훌륭한 신앙인이 되기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변 사람들을 흐뭇하게 하기도 했다.
김 양은「많은 어린이들 중에 저를 선택해주신 김대건 신부님께 감사드린다」며「이 자리에서 느낀 감동을 친구들에게도 꼭 전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 김 신부 영정들고 입장 류덕희 한국평협회장
“지난 삶 반성하는 기회로 삼아”
『한국교회 최초의 사제이신 김대건 성인의 영정을 모시고 신앙대회 행사장에 입장하게 된 것 자체도 큰 영광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김 신부의 생애와 순교정신을 일깨워 지난 삶을 반성하는 기회로 삼고자 다짐했습니다』
신앙대회에서 12만 신자들의 시선이 집중된 유해 입장식에서 김대건 신부의 영정을 들고 입장한 한국평협 류덕희 회장(신앙대회 부본부장).
평신도 대표 23명으로 구성된 유해 운구반과 함께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의 노래」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영정을 안고 대회장으로 입장한 류덕희 회장은 『이번 신앙대회가 김대건 성인의 숭고한 신앙심을 본받는 계기와 함께 우리 자신의 신앙을 반성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특히 신앙대회가 있기 전 각 본당을 순회했던 유해 순회기도회를 평협에서 맡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던 류 회장은 함께 모여서 치루는 대규모 행사 자체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신자들이 이번 행사를 계기로 신앙의 새로운 활력을 얻고 자신의 마음을 다시 가다듬는 노력이 더욱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 신앙대회 전례지도 이기명 신부
“한자리에 모여 기도하는 그 자체가 중요한 것”
서울 신앙대회 전례 지도신부인 가톨릭대학교 이기명 신부는 『이번 행사는 김대건 성인의 순교정신을 현양하고 전 교구민이 한자리에 모여 성인의 순교적 삶을 되새기며 찬미드리는데 있다』고 강조하고 『과거 조선교구 설정 1백50주년 행사와 한국 천주교 2백주년 한국 순교 성인 시성식 역시 행사 나름의 의미와 목적이 있었지만 이번 행사의 가장 큰 목적은 바로 순교정신을 오늘을 사는 우리의 것으로 되살리는데 있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외적인 행사보다 내적인 순교의 은총이 내려지고, 전 교구민이 한자리에 모여 기도하는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라 강조하고 『교구장을 중심으로 신자 각자가 기도하고 쇄신하며 순교자의 정신을 기린다는 행사의 근본 정신에서 이번 신앙대회의 의미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기명 신부는 조선교구 설정 1백50주년 기념 행사와 한국 천주교 2백주년 1백3위 한국 순교 성인 시성식, 제44차 서울 세계 성체대회 행사 전례 실무를 맡았던 장본인이다.
◆ 신앙대회 대본 집필 최홍준씨
“부족한 점 많아 성인께 송구”
『교구민들이 한자리에 함께 한 가운데 시와 무용, 연극, 국악, 기도, 미사 등 다양한 형태로 김대건 성인을 현양했다는 점에서 우선 기쁩니다』
김대건 신부 순교 1백50주년 기념 신앙대회 대본을 집필한 최홍준(파비아노)씨는 『다소 진행의 묘를 살리지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김대건 성인 순교 1백50주년을 기해 그분께 최대의 공경을 표했다는 점에서 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홍준씨는 『생업에 매달리고 시간에 쫓기다 보니 대본 곳곳에 부족한 점들이 많아 가장 아쉽다』면서 『서둘러 일하지 못하고 보다 완벽한 대본을 만들지 못해 성인께 송구스럽다』고 토로했다.
최홍준씨는 조선교구 설정 1백50주년 기념 신앙대회와 한국 천주교 2백주년 1백3위 한국 순교 성인 시성식, 제 44차 서울 세계 성체대회 전례 대본을 집필해 온 교회내 대형 신앙대회 행사 시나리오 전문가이다.
◆ 신앙대회 헌시 지은 김형영 시인
“시를 쓰면서 열절한 정성 절실히 느껴”
「누군들 사랑의 얼굴로 살다 죽을 수 있으리오ㆍ당신 아니 죽어 살았더라면」…
이번 신앙대회 식전행사에서는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이라는 시가 김대건 성인에게 봉헌됐다.
이 시를 쓴 김형영(스테파노ㆍ서초동본당)시인. 『원래 20행 넘는 시를 잘 쓰지 않았던 터라 이번처럼 장시를 쓰려니 쉽지 않았습니다. 시 구상하느라고 올 여름휴가는 고스란히 반납했습니다』
기존에 나와 있는 김대건 성인 관련 자료들을 참조하고 시를 쓰면서 다시금 김대건 성인의 고귀한 신앙심과 열절한 정성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는 김형영 시인.
『2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나면서 어쩌면 그렇게 당당할 수 있었는지 감탄했습니다. 그야말로 말씀대로 살다간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인의 전기와 옥중편지를 읽으며 감정이 복받치는 느낌을 받을 만큼 이번 신앙대회는 김 시인에게 김대건 성인의 생애와 삶에 대해 몰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김 시인은 시를 준비하면서 김대건 성인에 관한 자료나 문예 작품들이 아직 태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밝히고 김대건 성인을 비롯 정하상 성인 등 순교 성인들을 다룬 문학 연극 영화 음악 작품들이 더욱 많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신앙대회 행사부장 유호빈씨
“원할한 영성체위해 2층에 성합대 설치”
『행사에 참석한 모든 신자들이 헌금과 영성체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리고 행사내용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음향시설 운영에 완벽을 기울였습니다』
15일 신앙대회 행사운영 전반을 책임 맡았던 유호빈(스테파노ㆍ답십리본당)씨. 행사가 질서정연한 가운데 무사히 마무리 될 수 있어 감개무량하다고 밝혔다.
유씨는 이번 행사운영의 특징을 2층의 성합대 설치, 완벽한 잔디보호로 들었다. 2층의 성합대 설치는 2ㆍ3층 신자들의 원활한 영성체를 위한 것이었다. 또 잔디보호를 위해서는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때 사용되어졌던 것과 같은 소재가 사용되어졌다고. 한국에서는 이 같은 재질의 깔개가 처음으로 이용됐다.
2백주년 행사 때 전례부장을 맡은바 있고 89년 세계 성체대회 당시 행사 본부장이었던 유씨는 그 같은 큰 대회를 치른 노하우가 이번 행사 준비에 도움을 주었던 것 같다고 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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