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방문지는 중경 천주교회(교구청). 주교님과 신부님은 출타중이셨고 성당 사무장격인 진중윤(陳仲倫, 약70세)씨가 우리를 회의실로 영접하여 차를 대접하며 교구의 약사와 현황을 소개하였다. 그리고 다음날, 그분이 우리를 레브 신부님의 무덤까지 안내해주며 주의 기도를 엄숙한 음성으로 노래해 주었다. 철저한 사전준비도 있었지만 레브 신부님을 직접 만나보았던 신학교 출신의 열심한 교리교사인 그는 우리에게 큰 호의를 보였고 묘지를 오가는 동안 여러 가지 대화도 나눌 수 있었다.
세 번째 방문지인 청진노서개 천주교회(교구청). 레브 신부님이 10년간(1906-1916) 그 유명하고 화려한 「천진 운동」을 통해 새로운 현대 선교학을 창출해 내셨던 곳이다. 비록 역사의 흐름에 따라 변하기는 했어도 비교적 잘 보관돼 있는 그 아름다운 대성당과 전형적인 프랑스식 주교관 건물이 인상적이었다. 그곳에서도 주교님은 보이지 않으시고 역시 성당 사무장격인 남자분이 나와서 그 교구와 현황을 성당에서 간단히 소개해 주었다. 중국교회의 현대사뿐 아니라 세계교회를 변모시켜준 새로운 선교활동을 펼치셨던 그곳에서 그렇게 간단히 물러서기에는 너무나도 안타까워 신부님을 직접 만나게 해 달라고 청하니 뒤늦게 한 노인 신부님이 나오셔서 너무도 기쁘게 반겨주셨고 할 말도 많은 것 같았는데…. 함께 사진촬영을 한 후 아쉬운 작별을 고해야 했다. 중경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머릿속에 맴도는 한 가지 의문점, 왜 주교님이나 신부님이 직접 나와 이야기해 주지 않으시고 또 노인 신부님이 나와 계셔도 미소만 띠운 채 곁에 앉아 계실 뿐, 항상 사무장(명함에는 천주교공작인원天主敎工作人員)이 앞에 나서서 대변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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