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천년기를 향한 선교, 정책으로 풀어가자
주일미사 불참자의 증가, 신앙과 삶의 불일치, 교회 대형화에 따른 신자들의 익명화 소외현상, 남성신자 청 장년층 신자의 감소, 예비신자 영세자 감소, 냉담신자 거주불명 신자의 증가…
2천년대 복음화를 3년 남짓 남겨놓고 있는 시점에서 이 같은 숙제를 안고 있는 한국교회는 어떤 단안을 내려야 할 것인가.
또 다시 전교의 달을 맞았다. 본지는 전교의 달을 기해 90년대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교회 성장둔화 흐름을 진단하는 한편 그에 맞서 새로운 해법으로 부상되고 있는 직장사목과 청년사목방안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직장사목은 본당사목 형태 안에서 걸러지지 못하는 신자들의 익명화 소외현상, 남성신자 청 장년층 부족문제, 예비신자 감소, 냉담자 거주불명신자 증가문제의 대안으로 새롭게 제시되고 있는 분야이다. 직장사목의 중요성은 서울대교구가 9월24일자 공문을 통해 명동 여의도동 신천동 역삼동 등을 직장사목 지정본당으로 전격 설정한데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청년사목 역시 서울대교구가 96년 교구 사목교서에서 젊은이 사목 활성화를 천명하고 나선 가운데 미래교회를 위해 교회가 더 이상 미루어선 안 될 최우선적 사목으로 꼽히고 있다. 과연 이 같은 직장사목ㆍ청년사목의 현황은 어떤 모습이며 그 전망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 것인가. 본지는 이 문제를 집중 조명해 본다.
1967년 교황청 교회법 개정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개정원칙을 승인했다.
『오늘날의 사도직은 속인적 관할 단위를 요청하는 듯 하므로 교회의 통치에 있어서 보존되어온 속지법 원칙은 어느 모로 재고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새 법전에서는 다스려져야 할 하느님 백성의 일부는 일반적으로 지역에 의하여 확정되어야 하는 원칙을 정해야 하지만, 필요한 곳에서는 신자들의 공동체를 확정하기 위한 기준으로서 지역적 이유와 병행하여 다른 이유들도 인정될 수 있다』(교회법전 서문28-39p).
현재 한국교회 내 대다수 사목자들과 선교 둔화현상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많은 이들은 향후 한국교회 선교 사목방안은 앞서 언급한 교회법 개정원칙과 같이 속인주의 사목형태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그 이유는 현대사회 특징 중 하나가 도시화로 모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현대인들에게 직장생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은 현재 우리교회가「땅」을 근거로 시행하고 있는 속지주의와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바꿔 말하면「기다리는 사목」에서「찾아가는 사목」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최근들어 서울대교구가 큰 비중을 두고 시행하고 있는「직장 사목」은 바로 이 같은 속인주의 형태 사목의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직장 사목은 직장 안에 결성된 신자 소공동체 모임을 통해 삶의 현장에서 신자들이 자신들의 크리스찬적 소명의식을 고양시키고 생활해 갈 수 있도록 고무하는 사목이다.
이 직장인 사목은 93년 11월 직장인 사목 전담신부가 임명되면서 본격 가동에 들어갔고 현재 은행 증권 병원 유통업 관공서 기업체 등 1백80여 개 직장에서 모임이 형성돼 있다.
현재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목국 직장인사목부를 담당하고 있는 이기양 신부는『직장인 사목 활성화는 교회 대형화에 따른 신자들의 익명화 소외현상을 완화시키고 특히 남성신자 청장년층을 교회 안에 끌어들일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냉담신자 거주불명신자 증가와 관련 이신부는『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인 냉담신자 거주불명신자 증가에 있어서도 현 본당구조 하에서는 냉담자 거주불명 신자들을 만나기 힘들지만 직장 소공동체 안에서는 얼마든지 이들을 만나고 접촉하는 것이 용이하다』고 전했다.
직장 사목부가 출범한지 2년 가까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직장을 통한 새로운 사목방안은 서서히 그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고 이신부는 덧붙였다.
실례로 한 직장에서는 자체적으로 예비 신자들을 모아 인근 성당에 교리교사 파견을 부탁, 20여 명의 영세자를 배출하기도 했고 이곳에서의 예비신자 모집과 교육은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노량진 수산시장「수산인회」의 경우도 40여 명으로 신자모임이 출발했으나 현재는 그 모임숫자가 10배 가량으로 늘어났고 이 중 50%가 이 모임에 의해 가톨릭에 입교했다.
이러한 「찾아가는 사목」은 직장인에게만 한정되지 않고 청년 노동자 빈민 농촌 신자들에게도 해당되는 사항이다.
최근 들어 더욱 심각히 부상되고 있는 교회 젊은이들의 누수현상도 바로 이 같은 찾아가는 사목이 병행될 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본당 청년회 안에서만 젊은이들을 모으려 노력할 것이 아니라 대학 캠퍼스 직장현장을 찾아 사목을 펼쳐야 할 것이라는 게 관련 사목자들의 중론이다.
서울대교구에서 제시한바 있는「개척사목」방안도 이 같은 신자들을 찾아나서는 작업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지난 4월말 직장 사목부가 주최한「직장인 세미나」에서는 직장 사목을 비롯한 「신자들을 찾아나서는 사목」이 효율적 사목활동의 가능성을 심어줄 뿐 아니라 신자들을 교회 공동체와 일치시켜 줌으로써 평신도 사도직의 차원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바 있다.
이기양 신부는『특수사목과 속인주의 형태 사목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대에 맞는 사목 구현이라는 성직 수도자들의 인식전환이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하고『이외에도 현대사회를 위한 새로운 사목적 연구가 끊임없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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