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랑하기 좋아하는 수사
어느 수도원에 언제나 자기 집안 자랑을 잘 하던 수사 한 분이 있었는데, 그는 언제나 자기 집이 대대로 부자였다느니 스페인 식민시대에도 스페인 사람들과 잘 화합하여 부자로 남아 있었다고 자랑을 하기 일쑤였다.
수사들과 수도원에서 일하던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 수사의 집안이 대단한 부자이며 열심한 가톨릭 집안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분의 말문이 갑자기 막혀 버리고 말았다. 이유는 자기 이웃집에 살던 후배 한 사람이 그 수도원에 입회했기 때문이다.
말문이 막힌 그 수사를 향해 다른 수사들이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수사님, 요즈음은 왜 잠잠하십니까? 혹시 부모님이 편찮으시답니까?』라고 묻자 그 수사는 자기 고향에서 온 그 후배를 바라보고는 얼굴을 붉히면서 자기 방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이를 이상히 여긴 다른 수사들이 같은 고향에서 왔다는 그 신참수사에게 물어 보았다. 『그 수사님의 부모님들이 연세가 많으십니까?』수도원의 분위기를 잘 모르던 그 신참수사는 조금도 거리낌없이, 『아니오. 그분 아버지는 이혼을 하고는 젊은 여자와 결혼을 세 번이나 했지요. 그리고 죽을 때는 불쌍하게도 병자성사도 못 받고 죽었어요…. 그리고 세 부인에게서 태어난 자녀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들은 모두 어렵게 산다는 말을 들었습니다』라고 하였다.
<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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