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머리색을 바꾸면 어떻겠니? 노란 머리로는 학교에 갈 수 없다는구나』
다른 학생들이 마리아와 패션을 흉내낼까봐 걱정하는 담임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머리색을 바꾸자는 초대에 마리아는 즉시 다음과 같이 항변하는 것이었다.
『거금을 주고 2시간이나 공을 들인 머리색인데요. 그리고 제 친구들은 갈색 또는 보라색 머리를 하고 있는데 얼마나 예쁘다구요』
마리아가 속해 있는 문제성(?)있는 그룹의 친구들 사이에 선호되는 패션은 머리를 부분 염색하고 아주 짧은 바지와 몸에 달라 붙는 셔츠를 입으며, 군화같이 생긴 둔탁한 구두를 신는 것이다. 그리고 옅게 칠한 화장과 매니큐어, 귀걸이, 목걸이의 착용 등도 인기다. 그러나 그런 청소년들의 패션을 보고 많은 어른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런 옷차림을 보면 밥맛이 없어요. 마치 옛날 이브의 옷차림을 모방한 듯한 거의 벗은 복장이나 아니면 아프리카와 미국, 러시아풍이 섞인 듯한 난잡한 옷차림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세계화」의 물결이 그들의 옷차림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나 그런 옷차림을 개성이라고 생각하여 선호하고 있은 청소년들은 이렇게 말한다.
『이 옷이 어때요? 제가 만든게 아니라 옷가게에서 샀어요. 모두들 사 입으니까 저도 사 입었다구요. 그런데 왜 저를 나무라는 거죠?』
사실 그들의 말처럼 그런 복장을 유행시킨 것은 TV광고와 의류업자들이다. 그리고 청소년들은 모방심과 호기심이 가장 강한 시기가 아닌가? 그런데 기성세대들은 그들의 책임보다는 많은 것들을 청소년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에는 청소년들을 보고 X세대라더니, 요즈음은 C세대라고 부른다. 컴퓨터와 카세트, CD를 누가 만들었는가? 그리고 이러한 기기를 애호하는 청소년들을 문제시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바로「공부병」과 「엘리트병」문화 속에서 교육을 받은 기성세대들이 아닌가?
이런 많은 생각들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으나 마리아에게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중학교는 졸업해야 되지 않겠니? 그러려면 학교규칙을 존중해야 해, 어떻게 하겠니? 네가 선택해!』
결국 마리아는 학교에 다시 등교하기 위하여 노란 머리색을 포기하고 갈색머리로 다시 염색하였다. 왜냐하면 어떻든 중학교는 졸업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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