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일 원주교구 진광중학교(교장=김정하 요한)체육관에는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가을 체력 훈련에 접어든 배드민턴 부원들의 훈련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올 시즌 열린 5대 전국대회를 모두 휩쓰는 글랜드 슬램을 달성하며 파란을 일으킨 진광중학교 배드민턴부(감독=손문배 요셉).
지난 9월11~16일까지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전국 추계 종별 배드민턴 리그전에서 진광중학교 단체전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교장과 감독 선수들은 모두 시합장 바닥에 주저앉아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로써 진광중학교는 올 시즌 열린 3월의 전국 춘계 리그전과 5월 전국 소년체전, 6월의 전국 종별 선수권대회, 8월의 전국 학교대항 대회 등 5대 전국 대회를 독식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한국 배드민턴 협회 창설 이래 한 학교가 전국 대회를 모두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것도 그동안 알려져 있지 않던 강원도 산골 무명의 학교가 이룬 5관왕이어서 배드민턴 관계자들을 더욱 놀라게 하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전국 대회 4강도 힘들다는 진광중학교 배드민턴부였다.
더구나 6백여 명에 불과한 학교 학생 수에서 선발해야 하는 옅은 선수층으로 이룬 결과라는 점에서 진광중학교의 이번 전국 대회 독식은 하나의 셔틀콕 기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배드민턴부 1년 예산이 2백만 원 선으로 대회 참가비조차도 모자라는 실정에서 이 처럼 기적적인 결과가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은 감독과 선수들의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 타 학교 배드민턴부와 달리 학교수업을 전부 수강하고 방과 후 시간을 이용, 연습에 임한 선수들의 투혼은 놀라울 정도다.
손문배 감독은 자신의 사비를 털어서 선수들의 간식비와 대회 참가비를 조달했으며 선수들은 도시락을 들고 다니며 지난해 동계 훈련에 임했다. 하루에도 수백 개씩 망가지는 셔틀콕을 일일이 고쳐가며 훈련에 임한 어린 선수들은 어느덧 망가진 셔틀콕을 사용하는 일에 익숙해져 있었다.
대한 배드민턴 협회에서 이들 진광중학교 선수들을 차세대 유망주로 분류, 주목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후원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 2-3개월 앞으로 다가온 동계 훈련비용 3백만 원이 없다』며 말끝을 흐리는 손문배 감독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손문배 감독은 『아무런 불평 없이 힘든 훈련에 따라주는 어린 선수들이 고마울 뿐』이라며 『이제 타 학교의 경계 대상이 된 만큼 전국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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