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후학들이 가톨릭 종교음악을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는 작품들을 남겼다는데 큰 보람을 느낍니다』
10월9일 오후 7시30분 서울예술의 전당에서 회갑기념 연주회를 가진 가톨릭대학교 음악대학교 최병철(안드레아)교수의 감회 젖은 회고담이다.
교회서는 물론 당시 우리나라 제일의 음악가였던 고 이문근 신부의 수제자로서 평생 성음악 발전에 힘을 쏟아왔던 최교수의 이번 회갑기념 연주회는 부천시립교향악단과 합창단원들이 특별기획으로 마련한 것으로 노교수의 그간의 노고와 업적을 기리는 뜻 깊은 자리가 됐다.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온 최교수는 회갑을 기념해 총 1천30쪽에 달하는 작품집을 펴냈다. 그가 상임지휘자로 있는 부천시립합창단 단원들과 구 성심여대 음악과 제자들이 엮어낸 이번 작품집에는 최교수가 작곡한 오페라 「아라리」를 비롯 성가곡 등 주옥같은 곡들이 실려있다.
최병철 교수는 『그동안 내가 써온 작품이 총 3천2백 쪽에 달하는 분량이 됐다』며 『앞으로도 이만큼만 더 작품을 썼으면 한다』고 젊은 음악가 못지않은 정열을 과시했다.
1964년 3월 성심여대가 춘천에 문을 열면서부터 지금까지 32년째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는 최병철 교수는 서울 가톨릭합창단 상임지위자, 가톨릭음악인협회 이사장 등 성음악 발전에 이바지해온 음악가다.
『가톨릭교회 특히 성음악 분야에서 전문가들을 제대로 인정해주는 풍토가 아쉽다』고 진지하게 말하는 최교수는 『앞으로 성음악이 한국에서 발전하려면 교회가 재질있는 평신도 음악 전문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투자해야 될 것』이라며 성음악 발전에 대한 바람을 피력하기도 했다.
보성고 시절 서울 혜화동 백동성가대 지휘를 맡기도 했던 최교수는 『종교에 대한 회의가 들었던 어린나이에 성당에서 들려오는 성가소리를 우연히 들었던 것이 세례를 받게 됐고, 평생 이 분야에 헌신하게 됐다』고 밝히면서 『어렵던 시절 음악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이문근 신부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고인이 된 스승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고 이문근 신부는 최교수가 등록금을 마련못해 휴학하려 하자 사재를 털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돕는가 하면, 다른 제자들에게는 10~20분 정도 레슨을 해주면서 최교수에게는 3~4시간씩을 할애할 만큼 애정이 깊었다고 한다.
1961년 제1회 동아콩쿨 작곡부 수석상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해온 최교수는 그동안 「주님의 집에 가자할 제」 「성전 제단 옆에」등 이름만 들어도 쉽게 알 수 있는 성가와 미사곡 등 많은 성음악을 작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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