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입교예식 제1단계
어른 입교 예식서는 3단계의 순서로 되어 있다. 제 1단계는 예비자들을 받아들이는 예식이고 제 2단계는 선발예식(등록예식)이며 제 3단계는 입교성사의 거행이다.
제 1단계는 예비자들이 그리스도교적·환경에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고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개방성과 내심으로부터의 사랑을 체험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므로 예비자들을 받아들이는 예식으로 시작한다. 공동체를 대표하는 주례자와 예비자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이름과 바람 그리고 결심에 대해서 대화를 나눈 후 후견인들에게 예비자들을 계속해서 도우며 인도하라고 권고한다.
대화 후에 주례자는 감사의 기도를 바친 다음 예비자의 이마에 십자가표를 긋고 성당으로 인도한다. 그리스도교 이전부터 사람들은 그 누군가의 이마에 표시를 하는 관습이 있었다. 누군가의 이마에 어떤 표시가 되어 있다면 그 표시가 되어 있는 사람은 그가 그 표시를 한 사람에게 속해 있다는 것을 뜻했다. 예비자에게 십자가 표시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의 상징성 때문이다. 그 표시를 받는 사람은 이제부터 오로지 그 십자가 표시의 의미를 원초적으로 부여하신 분에게만 속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설명하자면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고통을 받으시고 죽으셨지만 그 십자가를 정복하신 것은 그분의 사랑 때문이었는데 십자가 표시를 함으로써 바로 그 사랑의 관계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께만 속한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대부 대모도 예비자의 이마 위에 십자가 표시를 하게 되는데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십자가상 죽음으로써 우리에게 주신 축복과 구원을 예비자에게 주시기를 청하는 것을 뜻한다.
성당에서 들어와서 말씀의 전례를 거행한다. 독서와 복음 그리고 강론으로 되어 있는 말씀의 전례 중에 신앙의 삶을 통해서 구원하시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초대의 말씀과 그 말씀에 대한 해설을 경청하게 된다. 초대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인 성서와 그 해설의 상징성은 하느님 자신에 관한 것이자 그분의 빛이며 힘이고 생명을 확인시켜 준다는 데 있다.
이 점에 대해서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명쾌하게 밝혀주고 있다.
『교회는 성전과 함께 성경을 자기 신앙의 최고 규범으로 간직하고 있다. 성경은 하느님의 영감에 의해 모든 시대를 위하여 단 한번 기록된 것으로서 하느님 자신의 말씀을 변치 않게 전하며 예언자들과 사도들의 말 가운데 성령의 말소리를 반영시킨다. 그러므로 교회의 모든 설교는 그리스도교 자체와 마찬가지로 성경의 힘으로 자라고 지배를 받아야 한다. 사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성경 안에서 당신 자녀들을 언제나 친절히 만나 주시고 그들과 말씀을 나누신다.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은, 교회에 대해서는 지탱과 힘이 되고, 교회의 자녀들에게는 신앙의 힘, 마음의 양식, 영신 생활이 깨끗하고 마르지 않은 샘이 되는 힘과 능력을 간직하고 있다』(계시헌장21항)
말씀의 전례가 끝난 후 주례자는 예비자들에게 성서와 십자가를 주고 이어서 두 손을 펴들고 예비자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 해주시기를 특별히 간청하는 기도를 바친 다음 그들을 돌려보낸다. 십자가의 상징성은 십자가에 달리신 나자렛 예수께서 패배자의 신분으로부터 승리자의 신분으로 전환되셨다는 것을 드러내는 데 있다. 그 상징성은 오늘날 이 세상의 법칙에 순응하려 하지 않고 십자가의 혁명적인 힘을 믿으려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상징인 것이다.
두 손을 펴들고 하는 기도의 상징성은, 물론 그것이 춤으로부터 유래한 것이라는 점은 차치하고, 하느님 앞에 결코 고자세가 아니라는 것 즉 자만심이나 충족감이나 힘이나 능력이나 부유함으로 인한 것들로부터 벗어나서 이제는 아무 것에도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하느님 앞에 빈손으로 있는 자라는 사실 즉 하느님만이 빈 채로 있는 우리를 채우실 분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데 있다. 한마디로 『우리는 거렁뱅이입니다. 그것은 사실입니다』라고 보여주는 상징이 그것이다.
그 후 예비자들은 신앙의 대화와 신앙의 성숙을 위한 특별한 교리교육을 받고 적절한 때에 주일을 기해 말씀의 전례와 함께 첫 구마식과 축복을 받을 수 있다. 이 후의 단계에서도 행하게 될 구마식은 세례를 받지 않아 공동체 밖에 있는 사람들이 아직은 사탄의 지배 아래 살고 있는 것이기에 교회의 기도를 통해서 해방되도록 해준다는 것을 뜻한다. 즉 하느님께서 예비자들을 악의 세력의 짓눌림으로부터 해방시켜주시기를 청하는 기도행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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