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청년사목을 얘기할 때 많은 이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진다.「젊은이들을 향한 한국교회의 사목적 배려, 교육 프로그램들은 충분한가, 사심없이 그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줄 대상이 있는가? 젊은이들끼리 서로 만나 자신의 삶을 복음의 빛에 비추어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장이 충분한가? 그들을 한자리에 초대하려는 노력들은 만족할만한가?
신앙 재충전 기회없어
이 중 특히 청년들을 위한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 현실은 거의 백지상태라 할 수 있다. 서울대교구는 이 문제에 대해 96년 사목교서를 통해 「청년들은 신앙교육마저도 제대로 받을 기회가 없어 거의 버려진 상태에서 재충전할 수 있는 아무런 방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는 제도적 틀도 마련되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지도자도, 프로그램도 없이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배경과 이유는 이미 여러번 지적됐듯이 청년층에 대한 이해와 관심부족으로 모아진다.
한 사목자는 이 같은 모습을 두 가지 측면으로 설명하고 있다. 『대개 교회 어른들은 청년들을 미성숙된 아이의 모습과 다 자라버린 성년의 모습으로 봅니다. 그래서 청년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공동체를 키워나가기에는 어리다고 생각하면서 한편 교육을 받기에는, 교회에 어떤 도움을 청하기에는 이미 커버렸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성장중인 상태
청년사목 관계자들은 일단 청년층에 대한 이해 관심은 그들이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성장 중에 있는 대상이라는 것을 안다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역설, 그런 이유에서 청년층를 위한 프로그램 계발은 매우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청년사목 전담 홍인식 신부는 『특히 한국교회 체재를 볼 때 대다수 청소년들의 신앙교육은 주1회 주일학교 교육에 머무는 경우가 많고 이 같은 상황에서 청소년기에 충분히 하느님을 체험할 기회가 많다고 얘기하기는 힘들다』며 『그런 이유에서 본격적 신앙교육은 가치관을 갖고 세상을 보기 시작하는 청년기부터』라고 말하면서 다양한 청년 교육프로그램 계발 중요성을 밝히고 있다.
현재 교회안에서 청년들을 위해 마련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청년 성서모임, 선택, 떼제 기도모임, 훠꼴라레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서울교구 평균 청년수가 7백70명 정도인데 실제 활동하는 청년들을 평균 70명으로 계산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청년들이 단체활동을 통해 교육받을 기회 또한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을 위한 전담부서 마련과 전문적 인력 양성을 이 문제에 대한 답으로 꼽고 있다.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서울대교구 청년 성서모임이 꾸준한 관심과 인력배양으로 서울교구내 90여 개 본당 직장 대학교 등지에서 매년 1천5백여 명의 청년들을 말씀의 삶으로 이끌고 있는 것은 매우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미래교회의 머리
『청년의 완성이 장년이라는 점에서도 그들의 신앙을 키워주고 교회적 가치관을 갖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 마련은 미래교회의 탄탄한 허리를 만들어주는 일과 바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재삼 강조한 청년사목 관계자들은 『특히 요즘 청년들에게는 「신앙인이니까 와야 한다」는 말로 신앙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그들이 교회문을 두드리도록 만들고 찾아온 후에도 놓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매월 셋째 토요일 오후 7~9시 성심여교 성당에서 열리는 「떼제노래와 함께 하는 젊은이 기도모임」은 젊은이 정서에 맞는 프로그램만 마련된다면 이에 함께 할 청년들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모임에는 매번 70~80명의 청년신자들이 자리를 함께한다. 10대도 더러 눈에 뜨이지만 청년층이라 할 수 있는 20~30대 젊은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떼제노래와 독서 복음낭독 침묵 신자기도 십자가 경배 성가 체험나눔 등의 시간으로 이어지는 이 모임의 특징은 경직되지 않은 편안함, 음악이 조화된 자유로운 기도 분위기다.
신앙적 갈등 해소방안 필요
여기에는 모임의 진행을 위한 대표와 음악반주 등을 위한 「손발이」(봉사자)들만 있을 뿐 일반 단체에서 볼 수 있는 체계적 조직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시작된지 1년남짓 되었지만 별도의 홍보를 하지 않아도 내달 70~80여명 청년들이 참석할 만큼 이제 이 모임은 젊은이들의 신앙과 기도의 나눔 자리로 조용히 그 위치를 잡아나가고 있다. 「교회 안에서 청년들, 특히 20~30대를 찾아 볼 수 있는가」라는 우려는 적어도 이 모임에는 크게 적용되지 않는 듯 보인다.
『대다수 젊은이들이 신앙적 갈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것을 해소해줄 공간과 여건만 마련된다면 참으로 많은 청년들이 교회와 함께 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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