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가로서는 드물게 정신대 문제와 관련, 후원을 위한 연주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는 이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주인공이 오는 10월24일 오후7시30분 서울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 홀에서 자신의 열 번째 연주회를 갖게 되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예찬(스콜라 스티카)씨다.(도움주실분:서울은행31904-0773008 이예찬)
그녀는 『가을이 막 시작되는 어느 토요일「낮은 목소리」라는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영화를 보았다』며 『우리 할머니들의 조그만 희망을 들어드리고 다음 세대들도 할머니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영화「낮은 목소리 2」제작을 위한 후원을 하고 싶었다』며 이번 연주회의 취지를 진지하게 설명했다.
아울러 이예찬씨는 『그 영화 속에는 일본정부의 기막힌 태도보다 우리들의 무관심에 더 멍이 들고 가슴저려하는 할머니들이 계셨다』고 토로하고 『이 땅의 딸들이 다시는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오랜 세월 가슴깊이 묻어두었던 아픈 과거를 영화를 통해 털어놓는 할머니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을 갖고 지속적인 열정으로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터리를 넘나든다는 평을 받고 있는 연주가 이예찬씨는 한국의 현대음악 연주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바하에서 에스트라다까지 광범위한 레퍼터리를 갖고 있는 그녀는 특히 현대음악에 있어서 국내외 유명 작곡가들이 주요 작품 초연곡으로만 이미 30여 곡을 넘었을 정도로 주로 현대음악 연주를 해왔다.
이예찬씨는 『처음 한국에서 현대음악을 연주할 때는 청중들이 듣기를 거북해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러나 이제는 청중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주고 있어 기쁘다』고 강조했다.
어렵고 힘든 현대음악 연주를 기피하는 한국의 음악계에서 반항아(?)처럼 끈질기게 자기 색을 고집해왔던 이예찬씨의 이번 종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음악회 역시 그녀의 고집스러움과 예술가로서 청중들에 대한 진한 사랑을 느끼게 된다.
항상 자신에 대한 만족보다는 불만족 때문에 고민했던 그녀, 완벽주의자로 소문났던 그녀가 스스로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 유학시절 가톨릭신자가 됨으로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됐다고 한다.
그녀는 『음악을 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수도자의 생활을 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다』고 말하면서 『신앙생활을 하게 되면서부터 매사에 내 음악세계 역시 영적으로 풍부해 졌음을 느끼게 됐다』며 신앙이 음악가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역설했다.
이화여대를 졸업한 후 비인 국립음대에 진학, 비인음대 심포니 악장으로 활약했던 그녀는 94년 KBS FM이 선정하는 「한국의 연주가」중 한명으로 뽑혀 바하의 무반주 소나타 a MTNOR와G. Enescu의 소나타를 CD로 낸 바 있다.
그녀는 이번 연주회에서 에릭사티, 얼 킴, 바르토크 등 현대 음악가들의 곡을 들려주게 된다. 특히 한국음악가인 박재은씨의 「독주바이올린에 붙여진 성악 오블리가토」(시:이해인 촛불, 소프라노:김인혜)를 국내 초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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