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목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한국교회안에서 서울대교구 「청년 성서모임」과 「선택」은 그나마 청년사목의 체면(?)을 세워주는 청년대상 프로그램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오는 97년 25주년을 맞는 서울대교구 청년 성서모임은 교구내 90여개 본당과 직장 학교에서 해마다 1천5백여명의 청년들을 하느님 말씀 안에서 새로운 삶의 체험 현장으로 이끌고 그 체험으로 인한 기쁨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는 대표적 청년 평신도 양성의 장으로 꼽히고 있다.
1972년 일단의 여대생들이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와 대신학교 신부들의 도움으로 시작했던 청년 성서모임은 하느님 말씀을 보다 능동적으로 접하고 자신의 삶을 복음화하며 이웃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봉사자 양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2천년대 복음화를 향한 「말씀으로 함께 모인 젊은이들의 교회」를 지향하고 있다.
88년 교구소속 「가톨릭 청년 성서모임」으로 설정되면서 명실 공히 서울대교구 청년사목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성서모임은 현재까지 2백29차의 연수를 통해 1만여명의 연수생들을 배출해 냈다.
「청년들에게 교회가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속에 20여년간 청년사목의 커다란 토대를 이루어 온 청년 성서모임은 무엇보다 청년들의 자발성이 밑거름으로 작용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지도를 맡고 있는 홍인식 신부는 『제도에 의해 성장한 것이 아니라 순수한 젊은이들의 말씀운동으로 커왔고 그 힘이 확산되면서 제도적 장치로까지 설정되는 등 아래로부터 커져 온 청년 평신도 운동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히고 『또한 젊은이들이 얼마나 말씀을 갈망하고 있는지 알게 해주고 그들이 부족하나마 능동적 교회평신도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청년 성서모임의 자리를 평가했다.
현재 청년 성서모임은 말씀 중심의 소공동체 운동을 통한 젊은이 복음화, 젊은이의 교회건설을 위해 「젊은이의 성전과 연수원 건립」에 힘을 쏟고 있다. 이것은 성서모임의 핵심인 말씀 소공동체를 위한 다각적 프로그램 모색을 위한 것.
그러나 이 같은 노력들과 함께 청년 성서모임이 청년사목의 핵심으로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들이 있다.
그것은 우선 말씀의 실천적인 면이 부족했다는 점. 즉 배출된 연수생들의 지역 안에서 역할 실천이 미미했다는 것이다. 또한 대학생 등 고학력층 위주로 모임이 운영되는 대상이 한정돼 왔다는 점도 지적돼야 할 부분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점에서 청년 성서모임은 앞으로 직장사목 학교사목 등과 연계를 시도, 보다 폭넓은 청년사목 프로그램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며 신혼부부들을 포함한 30대 연령층에까지 모임을 확대해나갈 방안을 갖고 있다.
『말씀 봉사자들의 원활한 지역내 활동을 위해서는 교구조직의 뒷받침이 전제된다』고 밝힌 홍인식 신부는 『교구의 제도적 지원과 함께 청년 성서모임을 위한 독립된 공간마련이 청년 성서모임이 지닌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관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로 알고 사랑하고 섬기기 위하여」를 모토로 하고 있는 「선택(CHOICE)」은 2박3일의 주말 교육을 통해 「속함의 관계(Belonging relationship)」를 강조하며 부모와 자녀간의 속함의 관계가 가족 친구간의 관계로 확대되고 나아가 이웃과 사회, 궁극적으로는 하느님과도 바람직한 관계로 형성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즉 청소년들이 「함께 속함」의 관계를 깨달음으로써 삶 안에서의 보람과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유교적 가부장제 속에 학력위주 분위기가 겹쳐 부모 자녀간 대화가 단절된 경우가 많은 한국적 상황에서 선택 프로그램은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청소년 청년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선택 가족의 수적인 증가와 함께 올해 대만에서 열린 제7차 선택 아시아 회의에서는 김종수 신부 권양명 주순영 부부 정구승 남수경씨를 아시아 대표팀으로 임명, 한국 선택 가족들에게 한국과 아시아교회 안에서의 역할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시켜 주고 있다.
현재 선택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가장 큰 한계점은 인식부족으로 인한 수강자 모집의 어려움, 봉사하는 성직자ㆍ수도자ㆍ부부의 부족, 경제적 어려움 등이다. 액션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점에서 선택 수료생들의 역할이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것도 인식부족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선택 아시아대표 지도 김종수 신부(한국 천주교 중앙협의회)는 『가족 이웃간, 세대간 대화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줌으로써 대화 일치 나눔을 통한 세상 복음화의 희망성을 던져주었다』고 밝히고 『앞으로 지역지구 등 보다 세분화 된 지역단위의 선택 프로그램을 활성화시켜 선택정신을 구체적으로 삶 안에서 승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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