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파괴에 대한 자연의 경고는 이제 그리 드물지 않다.
중국의「차이나 데일지」지는 93년8월 신장자치구 북쪽의 한 강에서 수만 마리의 쥐가 한꺼번에 익사한 사실을 보도했다. 쥐들은 마치 함께 동반자살이라도 하듯이 다른 쥐의 꼬리를 물고 사슬처럼 연결돼 있었다.
생태계 파괴로 인한 동물의 비극을 담은 「세기말의 동물이야기」(김교신 옮김/문학세계 간)를 지은 제롬 스트라쥘라는 쥐들의 죽음을 두고 『생태계의 오염으로 살 곳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프랑스 「피가로」지의 과학담당 기자인 저자가 89년부터 93년까지 4년여동안 과학면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은 이 책은 광우병에 걸린 영국의 암소, 멸종위기에 처한 수염수리, 바이러스에 감염돼 몰살한 토끼들 등 각종 동물들의 수난 사례를 구체적이고도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다.
불과 이삼십년 전만 해도 인류는 생물종의 감소가 자연과 인류를 위험속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급속한 속도로 감소하는 생물다양성은 생태계 자체의 메카니즘을 뒤흔들기 시작했고 그에 대한 경고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저자는 보존보다는 개발의 논리에 따라 파괴된 자연, 그리고 그 속에서 살 곳을 잃어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유럽의 산악지대에 서식하는 수염수리가 아이들을 공격한다는 소문이 퍼져 유럽인들은 이 동물을 무차별 남획, 70년대 초 환경보호론자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미 20세기 초에 멸종했을 것이다.
저자는 『인간들의 생태계 파괴와 동물 살육행위는 위험수위에 도달한지 오래』라며 『문명이 발달하면서 대부분의 동물은 인간의 배려 속에서만 생존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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