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 신부님, 저와 같은 성당에 다니는 교우분에 관해서 여쭙고 싶습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우리 성당에 열심히 활동하던 자매가 있었습니다. 레지오 활동, 성가대 단원, 독거노인 돕기 등등 성당일이라면 두 팔 걷어붙이고 헌신적으로 일하던 자매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성당에 보이질 않습니다. 이유인즉, 성당에서 성사혼을 하였는데, 얼마 전에 이혼을 하였다고 합니다. 성당에서 혼인을 하고 서로 헤어졌기 때문에 성체를 영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답니다. 그래서 그 자매는 그렇게 열심히 하던 성당과 발을 끊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성당에서 성사혼하고 이혼을 하였으면 정말 성체를 영할 수가 없는 것인가요? 성당의 교우들 사이에도 의견이 다릅니다. 시원한 답 좀 주세요.
대답입니다 :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그 자매님이 재혼하지 않았다면 성체를 모시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우리 교회는 이혼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비록 이혼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유효한 혼인유대가 해소되지는 않습니다. 인간의 권력이나 힘으로는 혼인을 해소시킬 수가 없습니다. 교회에서 볼 때는 비록 이혼을 했을지라도 성사혼을 맺은 형제님과 여전히 배우자 관계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두 사람은 별거상태에 있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습니다. 만일 자매님이 다른 남자와 살고 있다면 성사생활을 할 수가 없습니다. 새로운 혼인을 맺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교회법적으로 말씀드리면, ‘혼인유대장애’에 해당되므로 새로운 혼인을 맺는다면 무효입니다. 이혼한 교우들에 대한 배려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권고인 ‘가정공동체’ 제83항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교황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혼한 후에 재혼하지 않은 신자에게 교회가 성사를 허용하는데 아무런 장애를 두지 않고 계속적인 사랑과 도움을 주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교회법적으로 이혼하고 재혼하지 않은 교우가 성사생활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아야합니다. 그런 상태에 있는 분들을 관심과 사랑으로 더욱더 따뜻하게 맞이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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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철 신부는 안동교구 소속으로 1993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로마 교황청립 라테란대학교에서 교회법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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