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응급(사후)피임약 사용이 크게 늘어, 이에 대한 올바른 제재와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특히 응급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 또한 수그러들지 않아, 응급피임약의 문제점을 널리 알리고 성 의식을 개선하는 노력에 보다 전문적인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응급피임약은 성 관계 후 복용하면 인간생명체인 배아의 착상을 막아 ‘조기 낙태’ 혹은 ‘화학적 낙태’를 초래하는 약이다. 전문 의료진들은 이 약에 대해 일반피임약보다 호르몬 함량이 10~30배 이상 높고, 복용 시 출혈과 심근경색, 불완전 유산 등은 물론 불임까지 야기할 수 있는 부작용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의 응급피임약 시장은 최근 30억~40억대 규모로 성장했으며, 사용률은 선진국의 2.8%에 비해 5.6%로 높은 기현상을 보인다. 실제 대학가 등지 약국에서는 하루 평균 대여섯 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처방전 없이 응급피임약 구매를 요청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우리사회에서는 응급피임약 판매방식을 의사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구입하는 ‘전문의약품’에서 처방 없이 누구나 쉽게 구입 가능한 ‘일반의약품’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일어 논란이 인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생명 수호를 촉구하는 종교계와 약의 오남용을 우려하는 의료계의 반발로 응급피임약을 일반약 전환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그러나 응급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전환시키려는 움직임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무엇보다 응급피임약 판매 방식을 두고 일고 있는 논란에는 생명훼손에 대한 부작용과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처방안은 간과돼, 올바른 관심과 정책이 요청된다.
현재 대한약사회와 일부 시민단체 등은 위험한 낙태를 줄이기 위해 누구나 피임약을 쉽게 살 수 있도록 응급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응급피임약의 일반화는 반대하지만, 낙태율을 낮추고 여성의 건강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전국 각 병원 응급실에 응급피임약 비치를 요청, 도리어 약의 오남용이 우려된다.
게다가 우리사회에서는 의사의 처방과 관계없이 응급피임약뿐 아니라 낙태약까지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들어 우리사회에서는 이른바 ‘셀프 낙태약’이라고 불리는 낙태약이 정부 단속을 피해 불법 수입, 인터넷을 통해 판매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약은 기존 응급피임의 기능을 넘어 자궁에 착상돼 자라고 있는 태아를 죽음으로 몰아,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야기한다. 또한 청소년들의 성 개방 속도가 나날이 빨라져감에도 불구하고 성에 대한 책임 있는 의식교육은 여전히 등한시됨에 따라, 피임약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는 인터넷 등을 통해 여전히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총무 송열섭 신부는 “심각하게 번지는 응급피임약 문제를 더 이상 간과할 것이 아니라, 거듭되는 약의 오남용을 줄이고 올바른 성의식을 갖추도록 돕는데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송 신부는 정부 측에 대해서도 “응급피임약 처방이나 판매 자체를 보다 더 책임 있게 규제하고, 자유뿐 아니라 책임과 의무도 존중해 배아와 태아가 보호되고 성윤리가 바로 서는 사회가 되도록 힘을 합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가정/생활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