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을 위한 교서(28항)가 제시하는 가정공동체 (Ⅲ)
부모와 자식 사이의 갈등, 고부간의 불화 등 가족간의 불일치는 대화 부족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대화를 통한 충분한 의사 교환 없이 변화 또는 어떤 행동을 강요하는 것은 가족 관계의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가족 불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은 대화를 통하여 건강한 가정으로 거듭 날 수 있다. 다만, 자녀들은 입시 공부와 과외 공부, 부모는 직무 수행에 따른 늦은 귀가 때문에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음식을 함께 나누며 이야기할 시간을 내기 어려운 현실이므로, 각 가정에 적합한 가족 대화 방법을 찾아내려는 의지와 찾아낸 방법을 실천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면, 대화가 가장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 때와 장소는 가족 공동 식사이므로, 요일을 정하여 집에서 또는 밖에서 가족이 함께 친교와 대화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또한 본당 사목자의 중재 역할과 소공동체의 활성화도 의사 소통의 부족에서 오는 가정 문제의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대화라는 뜻은 ‘dia-loque’라는 그리스의 어원을 가지고 있는데 ‘dia(통하여)’ + ‘logos(말)’가합성되어 만들어 진 것으로 직역하면 ‘말을 통하여’라는 뜻을 가진 단어로 인간상호간의 소통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화란 삶을 경험하는 방식을 놓고 서로의 느낌을 나누기 위해 마련하는 것으로 대화를 통하여 서로의 존재를 이해하고 인정하며 자신의 가치를 찾게 되는 과정이다. 대화를 잘하기 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에 대한 적극적인 경청이 있어야 한다.
대화를 잘하기 위한 <123화법>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사람에게 입이 하나, 귀가 둘 있는 이유는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기 위해서라고 한다. 한 번 말하고, 두 번을 듣고, 고개를 세 번 끄덕이면서 공감하고 경청하라는 것이다. 올바르고 적극적인 경청을 하기 위해서는 들은 것을 판단하거나 상대방의 말을 미리 추측하지 말아야 하며 듣는 동안 다른 것에 관심을 두거나 말할 때 끼어들지 말아야 한다. 상대방이 말할 때 중간에 자르거나 가로채서 말하는것은 인격적으로 상처를 주기도 하며 더 나아가 대화를 단절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기에 조심해야 한다. 또한 대화중에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이미 다 알고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되며 충고나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말하는 사람이 스스로 해결책에 도달할 것이라 믿으며 들어야 한다. 우리가 대화중에 상대방의 말을 잘 듣지 못하는 이유중 가장 큰 것은 말하기 전에 생각을 더 빨리하고 개인적인 감정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대화를 통해 인격적인 만남을 가지려면 먼저 여유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하며 상대방을 향한 집중력을 높이고 눈을 맞추며 시선을 고정해야 한다. 또한 상대방의 말을 계속 이해하고 있다는 무언의 긍정인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쳐주는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대화를 통해 소통이 원할해 지려면 끊임없는 훈련이 필요하다. 타인이 의견을 존중하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며 좋은 합일점을 찾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하여 정성어린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 사람들이 대화를 잘 못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어려서부터 자기의사 표현 방법이 부족하고 일방적으로 어른들의 말씀에 순종하고 따라야 한다는 유교적인 교육이념과 침묵을 미덕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가족들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려면 가족간의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이 있어야 하고 가족 서로를 위한 시간공유를 위해 가족약속을 우선하는 희생과 양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가정/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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