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도미니꼬 수도회 신부로 사목하면서 지금까지 60여회의 개인전을 여는 등 유럽 화단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던 화가 김인중 신부(56)가 10월21일 부터 31일까지 일본의 유명화랑 중 하나인 도쿄의 긴자 요시이 화랑에서 첫 일본전시회를 가졌다.
『오래전부터 일본전시회를 기대해 왔었다』는 김인중 신부는 『유럽 화단에서 내 작품이 동-서양 정신의 융합이란 평을 많이 들어 왔는데 같은 동양의 다른 화단으로부터의 평을 듣고 싶었는데 생각보다도 일본화단의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김신부의 작품이 전시된 긴자 요시이 화랑은 파리와 뉴욕에도 지점을 갖고 있고, 일본내에 미술관과 미술장학재단을 운영하는 등 도쿄에서도 명문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고흐와 세잔, 루오의 명작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도 이미 널리 알려진 수준급 화랑.
30여점의 출품작 전체가 캔버스와 유화 물감 등 서양화 재료를 쓰면서도 김신부 특유의 미묘한 번짐 속에 어우러진 밝고 투명한 색상이 동양적인 단아함을 연출하고 있다.
또 이번 전시회에서 오랜 수도생활에서 터득한 정신의 자유로움에서 오는 경쾌한 붓질과 색채의 조화는 김신부가 끝없이 추구하고 있는 절대자와의 대화를 엿볼 수 있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김인중 신부는 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역시 예술과 종교는 하나이고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가 수도생활』이라고 전제하고 『그림의 깊이를 느낄 때마다 창조주의 위대함을 발견하곤 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김신부는 『지금까지의 작품활동은 이번 일본전시회를 계기로 하나의 반환점을 돈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제부터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파리 도미니꼬 수녀원에서 매주 2회의 강론과 상담 등 사목활동을 하고 있는 김인중 신부는 내년에 총 3백페이지에 달하는 대형화집을 출판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 5~6월 경 국내에서 대형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을 갖고 있는 김인중 신부는 당대 최고의 불문학자인 쥴리앙 그린(96세)이 1백세가 되는 2천년에 함께 큰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2천년에 60세로 회갑을 맞게 된다』는 김신부는 『프랑스의 쥴리앙 그린과 같은 대가와 함께 서화전을 갖게 된 것에 대해 벌써부터 설레인다』고 밝혔다.
또한 김인중 신부는 한국과 서양문화사이의 차이점과 유사점 등 그동안 외국에서의 오랜 생활을 토대로 내년에 수필집(2권)을 낼 계획도 갖고 있다.
사제이면서 화가인 그를 「이색신부」로 부르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는 김인중 신부. 이번 일본전시회가 이제 반환점을 돈 것일 뿐 새로운 시작을 위해 내년을 준비하는 그의 모습속에는 겸손하면서도 하느님과 예술에 대한 강한 정열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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