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들어 늘 기다려지는 우편물이 생겼다. 봉투를 열때마다 푸른 숲이나 주홍빛 감이나 청녹색 강물을 만난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조그마한 잡지이다. 이안에는, 공부와 경쟁으로 청소년 때부터 이미 정신과 육체가 피곤한 우리의 교육상황에도, 신선한 감동과 따스함과 용기를 주는 청소년들의 마음과 목소리가 담겨있다.
「더불어 함께 사는 맑고 푸른 참세상 만들기」를 꿈꾸며 92년에 태어나 이제 막 4세를 넘은 「늘푸른평화」의 이름을 가진 이 잡지는 그림이나 실내악처럼 느껴지는 겸손한 「쪽지」이다. 생명과 환경에 대한 사랑을 키우는 청소년들이 한분의 지도교사와 더불어 매달 발간하는 16면의 잡지에는 청소년들의 관심, 문제점, 시, 편지, 그들보다 우리 어른들이 먼저 알아야 되는 환경ㆍ생명강좌, 선생님과 부모들에게 전하는 글, 일상의 감동적인 이야기들과 교육적 문제들이 외침없이 정성스럽고 진지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이 「쪽지」의 어느 구석에도 환경과 생명을 파괴하는 광고나 선전이 없다. 이 조그마한 공간은 단지 참 생명을 향해 환하게 열려 있다.
바쁜 시간속에서도 여유를 내어 만들어 내는 십대들의 정성을 읽고 있으면 교육의 문제는 어른들의 위선과 욕심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
후원금과 사랑만으로 4년동안 자라온 「늘푸른평화」는 월 4천부를 만들어 비매품으로 선물을 한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이 평화둥지에는 편집인들, 숨은 일꾼들과 전국의 모니터들이 글을 모으고 선택하여 꾸며서 발간한 후에 그들이 직접 우표를 붙여 보낸다. 청년이 된 회원들은 전국 각지에서 청소년 환경ㆍ생면문화 동아리를 만들고, 방학에는 후배들과 함께 캠프를 하며 새로운 계획들을 한다. 그들은 잡지를 만드는 외에도 환경 캠페인, 청소년 콘서트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성숙한 공동체를 위한 노력을 보인다.
이 「쪽지」가 무엇보다 어른들에게도 많이 전해지기를 기대한다. 환경파괴와 죽음의 문화속에 살고있는 우리에게 그들의 전언은 희망을 가지게 한다. 나아가 이 세상에 녹색과 평화를 희망하면서 실천을 하는 청소년들을 보면서 우리는 부끄러워하고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아직도 우리가 숨을 쉴 수 있고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건강하고 뿌리를 내리는 「늘푸른평화」의 식구들 덕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우리의 어머니이며 아버지라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그들을 보면서 미래를 꿈꾸어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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