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에 대한 이야기나 신문기사가 날로 빈번해지고 있다. 이유를 남기지 않은 채 옥상에서 투신한 고교생, 성적부진으로 목을 맨 어린이, 자식에게 짐이 될까 빨리 삶을 마감한 노인, 실업의 충격으로 가슴에 칼을 꽂은 가장, 연인에게 배신당하여 다른 세상을 택한 청년의 자살에 대해 우리는 진지하고 예민하게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우리가 바로 그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살기도의 경험이 있는 미국 대학생들중에 85%가 「삶의 무의미」가 자살동기였다고 말했다. 프랭클(VㆍFrankI)은 현대인은 「실존적 진공상태」에 살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에 의하면 사람들은 물질적 풍요속에 살지만 살아야 하는 이유와 목적을 모르는 채 끊임없이 실존적 좌절감과 공허감에 시달리고 있다. 전통이 사라지는 시대에 사는 현대인은 자신이 뭣을 해야 하며 또 하고 싶어 하는지를 모르며 사회의 흐름에 합류되어 살고 있다.
가치관이 없는 사회에서는 삶과 생명의 의미도 당연히 부재하게 되며 사람들은 자신과 타인을 소외시키며 항상 불만족한 생활을 한다. 어릴때부터 자율성은 허락되지 않고 삶의 의미 따위는 대학과 직장을 구하고 난 후에 생각해 볼 위험한 의식으로 간주되고 있다. 인간은 꼭두각시 놀음만 하면서 일생을 지내고 있지 않은가.
한 외국 청년은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분은 고교시절 「인간은 왜 철학을 해야 하는가」를 강조하신 고교선생님이라고 말했다. 지식, 물질, 명예보다 삶의 의미를 찾는 존재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그 청년은 자신의 다음 세대에게도 정신적 삶의 귀함을 전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프랭클은 「삶의 의미」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생 동안 적극적으로 찾아야 되며 또 찾을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에 관련하여 프랭클은 세가지 가능성이 있는 가치들을 제시한다. 첫째, 일을 하는 것인데, 여기서는 무슨 일이 문제가 아니라 부여된 일을 어떻게 이행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둘째는 어떤 것을 체험하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희망이 전혀 없는 상황, 예를 들어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체험도 해당된다. 세번째는 창조적 경험을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자살증가도 자신이 무의미한 존재라고 느낀 결과가 아니겠는가. 우리는 기계적이고 타율적인 삶에서부터 작은것에도 의미를 찾는 생활과 정신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삶의 의미는 큰 것에서, 대중속에서 찾아야 된다고 가르치는 것을 중단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자살의 길로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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