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냉담이 심각할 정도입니다. 이제 교회안의 청년들은 주변의 친구부터 다시 성당으로 불러오는 일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청년들은 관심만 가져주면 쉽게 다시 성당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서울대교구 화곡본동 본당에서 사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신혜선(안나ㆍ27)씨.
화곡본당 사무실은 그녀로 인해 항상 맑은 웃음이 흐른다. 처음보는 사람들은 그녀를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녀에게서는 어떠한 장애인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다.
사회안에서 억척스럽게 살아온 그녀의 사랑 실천은 스스로 말한 경력에서도 잘 드러난다.
부천전문대학교 산업 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녀는 국내 유수의 만화영화 제작소에서 한때 근무하기도 하는 등 잘나가는(?) 신세대였다. 이후 선물의 집을 운영하기도 하고 병원,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도 했다. 이렇게 직장을 옮겨다닌 것이 벌써 6년째다.
우연히 본당 신부의 권고로 사무원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이 얼마되지 않지만 그녀는 이제 이 일에 깊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
교회의 얼굴인 사무원은 바로 신앙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세례를 받고 성당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여온 신혜선씨는 이후 본당 청년회 활동과 청년레지오 활동을 7년간 묵묵히 수행하며 나름대로의 신앙을 키워왔다.
본당에서 교적관리를 담당하는 그녀는 처음하는 일의 생소함에서 오는 어려움이 많지만 그때마다 신앙과 기도로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
그러나 그녀는 스스로 신앙심이 돈독하다고 생각해 본적이 한번도 없다.
『한때 신앙심이 참 깊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한심했습니다』
그녀는 교회가 청년들에게 요구하는 진정한 신앙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다.
그녀가 요즘 청년들의 신앙을 바라보는 시각은 날카로왔다.
『신앙보다 사람과의 친교를 위해 성당에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년들의 신앙이 깊어질때 비로소 교회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헌신적인 청년들의 노력이 바로 교회의 미래지요』
묵묵히 교회안에서 젊은 열정을 쏟고 있는 평신도 신혜선씨는 미래 한국 교회의 청사진이었다.
책읽기를 좋아하고 남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신혜선씨. 그래서 신앙안에서 우정을 쌓은 친구들이 많다는 신혜선씨.
신혜선씨는 얼핏 다른 청년들과 달라 보이지 않는다. 취업을 위해 고민하고 결혼을 걱정하고 그녀는 그저 그런 평범한 청년 신자로 보인다.
그러나 교회는 참신앙을 살고자 열정을 쏟고 있는 그녀를 진정 필요로 하고 있었다.
화곡본동 본당을 찾는 신자라면 누구나 그녀의 맑은 웃음을 통해 교회의 밝은 미래를 내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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