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마리애의 사도직 활동을 수행하는데에는 반드시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는 레지오 정신과 덕목 가운데 하나로서 단원들이 반드시 지녀야 할 자질이다. 일반적으로 단원들에게 믿음은 모자라지 않는데 용기가 부족한 것이 문제로다.
로마 군단의 군인들이 황제의 영토 확장을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용기와 용맹을 보였다면 마리아 군단의 단원들도 그리스도 왕국의 영토 확장을 위해 그와 같은 용기를 보여야 할 것이다. 로마 군단의 군인들이 물리적, 신체적 용기를 보였다면 영적 군대의 단원들은 도덕적 용기를 보여야 할 것이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은 선교를 위해 사람들과 접촉하는 활동에 있어서 체면을 차리지 말아야 한다. 단원들이 용기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체면(human respect)때문이다. 프랭크 더프는 성덕의 장애물 중의 하나가 체면이라고 하면서 체면을「우리 양심의 자리에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갖다 놓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저 사람들이 무엇이라고 말할까」하는 생각 때문에 기가 꺾이는 반응을 보이게 된다. 이는 사도들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욕당하는 것을 기쁨으로 생각했던 것과는 정반대가 되는 것이다.
체면은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을 가지고 나타난다. 예컨대 신중성, 다른 사람들의 의견 존중, 가망이 없다, 인도자를 기다린다는 등의 그럴듯한 이름이다. 이런 말들은 실상 아무런 행동도 싹트지 못하게 할 뿐이다. 체면은 레지오 활동에 있어서 치명적인 독소이다. 체면이라고 하는 소심한 태도 때문에 영혼들을 위한 활동이 보잘 것 없게 된다.
프랭크 더프는 자신의 저서에게「두려움」(Fear)이라는 주제로 교본 본문의 용기에 대해 설명하면서 두려움을 물리치고 용기를 발휘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두려움은 모든 생명체를 시들게 하지만 용기는 인생에 꽃을 피우게 한다』면서 두려움을 물리치는 방법으로서 체면을 버리고 용기의 표본인 성모 마리아를 따를 것을 강조하였다.
교본 본문은 레지오 단원들 안에 체면치레라는 해독이 퍼지지 않도록 다음과 같은 계획적인 운동을 벌이도록 촉구하고 있다.
「첫째, 건전한 규율의 힘으로 체면치레를 누르도록 한다. 둘째, 군인이 비겁한 행동을 경멸하듯이 레지오 단원은 체면치레를 경멸하도록 교육한다. 무엇보다도 단원들에게 체면을 차리려는 충동을 억누르고 행동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리하여 그들이 희생과 용기를 발휘하지 못하면 사랑과 충성이라는 것도 결국 하잘 것 없는 것이 되고 만다는 것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
프랭크 더프는 늘 두려움을 물리친 용기있는 인물이었다. 그가 저술한「레지오의 놀라운 기적」(Miracles on Tap)에도 잘 드러나 있듯이 그는 레지오 마리애 초창기의 활동으로서 암 병동의 환자들을 돌보는 일뿐만 아니라 윤락녀들을 회개시키는 일에도 앞장섰다. 특히 그는 불굴의 용기로써 악의 소굴로 알려진 더블린의 벤틀리 구역을 정화시킨 놀라운 업적을 이룩하였다.
중국이 공산화될 당시 중국 레지오 단원들이 용기 역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들은 공산 정부의 공적(公敵) 제1호로 낙인 찍혀 박해를 받았으나 끝까지 굴하지 않고 용기를 보임으로써 2만명 이상이 투옥되고 2천명 이상이 순교하였다. 이러한 놀라운 사실은 꺾이지 않는 도덕적 용기를 지닌 레지오 정신 덕분이었다. 중국에서 추방당한 영적지도자 이단 맥그라쓰 신부는『중국에서 레지오의 순교자들을 낳게 한 바로 그 정신이 레지오가 전 세계를 통하여 사도직 활동에서 뛰어난 성과를 달성하게 했다. 결국 중국 공산주의자들은 레지오의 성공을 불멸화시킨 셈이다」라고 말했다. 레지오 단원들은 그들처럼 불굴의 용기를 가지고 사도직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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