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입문의 완결 - 함께하는 식사로서의 성체성사
1) 계약을 위한 식사
그분은 당신이 공동체와 함께 하시는 식탁에서 인간이 취할 수 있는 음식을 대신하여 당신 자신의 몸과 피를 먹으라고 주신다. 그 음식은 당신 자신이기에(요한 6, 31~33. 48~51) 영원한 해방과 구원 그리고 생명을 보장한다. 그분의 생명을 먹는 식사는 새로운 계약의 식사인 것이다. 그래서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식탁에서 이루어지는 일 모두는 완전한 상징, 완전한 성사로 꼴을 갖추게 된다. 요컨대 성체성사는 앞에서 말한 시나이 계약이 지닌 네 가지 특징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으면서도 완전하게 한다. 이러한 그리스도인의 성찬은 생명이라는 은총 혹은 신비를 베푸시는 하느님과 그분께 응답한 이들이 함께하는 계약의 식사이다.
2) 일치를 위한 식사
계약의 식사는 또한 일치를 위한 식사이기도 하다. 예수께서 당신 자신을 음식으로 주시기에 그 음식을 먹는 식탁 공동체는 예수님을 먹는 것이 되고 그 결과 예수님과 하나가 되는 것은 물론 나누어 먹은 예수님의 몸과 피로 인해서 공동체의 구성원 서로 서로도 일치를 이루는 셈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치의 식사가 단 한번 실시되고 만 것은 아니다. 부활하신 예수께서는 사도들이 최후 만찬의 재현인 식사를 하던 중에 그들 가운데 나타나시어 당신 자신이야말로 음식을 통해서 내어 주시는 분이시자 일치를 위해 현존하시는 분이심을 여러 차례 입증하셨다(루가 24, 30ㆍ42~43: 마르 16, 14: 요한 21, 1~14참조).
그래서 초기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음식을 나누기 위해 종종 함께 모였고(사도 2, 42ㆍ46: 20, 7: 「」고린 16, 2) 그 때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함께 드셨던 식사를 재현한다고 믿고 또 이 식사에서 누구든지 형제적 사랑으로 그 식탁의 음식을 먹게되면 한편으로는 주님과 다른 한편으로는 주님을 통해 모든 사람과 하나가 된다고 가르쳤던 것이다(1고린 10, 17). 결국 성체성사는 나누어 먹는 믿는 이들 서로가 일치하는 가운데 하느님을 만나는 것을 뛰어 넘어 그분과 하나가 되게 해버린다.
3) 성령의 힘을 얻는 식사
인간은 근본적으로 육체와 영혼과 영으로 이루어진 복합적인 존재이다(1테살 5, 23). 그런데 그 인간에게 인간으로서 생명과 존재를 부여하는 것은 다름 아닌 영이다. 그 영에 의해서 인간은 하느님이 주신 숨을 쉬고(창세 2, 7: 6, 3: 욥 33 ,4)활력에 넘치는 생명의 삶을 산다(창세2 , 7).
그러나 인간의 영이 사악한 세력의 힘에 지배를 받게 되면 그 인간은 활력 넘치는 생명과 존재로서의 모습을 잃고 질투(느헤 3, 33~35: 4, 1~15)와 증오(판관 9, 23) 그리고 매춘(호세4, 12) 혹은 윤리적인 타락(즈가 13, 2)에 젖은 모습으로 바뀌어 버리고 만다.
하지만 인간의 영이 거룩한 영(성령)과 결합하게 되면(로마 8, 16: 1고린6, 17) 인간은 자신의 영을 소극적으로 성령의 지배에 맡긴 채 자신의 인격을 포기해 버리고 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새로워진(에페 4, 23) 자신의 인격적인 결단에 의한 추종을 하게 되고 그 결과 생명을 주는 성령의 열매를 맺게된다(요한6, 63).
그 성령의 열매는 「구약에서 볼 수 있는 두 개의 특징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한편으로는 놀라운 사건들과 특수한 행위들, 즉 영을 받은 자가 탈혼에 빠지고(사도2, 4ㆍ6ㆍ11) 병자들과 악령에 사로잡힌 자들이 치유되며(사도 3, 7: 5, 12이하), 자신에 차있는 제자들의 대담한 확신(사도 4, 13ㆍ31: 5, 20: 10, 23)이 보이는가 하면, 다른 한편 구원이 결정적으로 도래했다는 표지인 이 기적들이 회개가 가능하고 죄가 사하여 지며 하느님이 교회 안에서 당신 영을 부어 주시는 때가 왔다는 것을 보증」(사도 2, 38: 3, 26: 4, 12: 5, 32: 10, 43)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바로 이 성령은 아버지와 아들을 일치시키고 삼위 하느님과 세례받아 아드님의 신비체의 구성원이 된 이들을 일치시키며(사도 2, 42: 4, 32) 나아가 그 구성원들로 하여금「예수님의 행위가 되풀이 되고, 예수님의 말씀이 선포되며(사도 4, 30: 5, 42: 6, 7: 9, 20: 18, 5: 19, 10ㆍ20) 예수님의 기도가 반복」(사도 7, 50=60: 21, 14) 되게 하시는데(L. 뒤프르, 같은 책) 바로 이런 일이 빵을 떼는 성찬의 행위 안에서 더욱 확연히 드러나는 것이다.
한마디로 성체성사는 예수님의 성령께서 믿는 이들과 함께 하시면서(요한 14, 16~17) 일치와 아울러 성체성사의 궁극적인 신비를 외적으로「증거」할 수 있는 힘을 주시는 분으로 현존하신다는 사실을 확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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