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사건이 거의 종결된 상태에서 옵니다. 사건 해결의 과정에서 찾아오면 훨씬 더 도와줄 부분이 많은데도 이미 갈 때까지 다 간 상태에서 찾아오는 것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천주교 인권위원회가 열고 있는「무료 법률 상담소」에 찾아오는 이들을 보며 하는 말이다.
인권위 사무국장 오창익(루가)씨는『우리 신자들이 억울한 누명을 썼거나, 인권적으로 침해를 당했을 때 법률적인 상식이 부족, 당하는 경우를 종종 봤다』며『신자들이 인권옹호를 위해 존재하는 상담소를 자주 이용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 1995년 3월부터 상설「무료 법률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는 천주교 인권위원회는 매주 월요일 소속 변호사들이 돌아가며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상담을 하고 있다.
올해 역시 지난 1월부터 11월말 현재까지 근 4백70건의 상담을 해오고 있는 인권위의 상담소에는 매주 20여명의 억울한 이들이 찾고 있다.
가톨릭 신자가 약 80%, 일반인이 20%정도 찾곤 하는 상담소에서는 사기폭행을 비롯 재개발, 주택조합, 체불 임금, 부당해고, 채무관계, 유산, 가정폭력, 보험, 담보, 전세문제 등 다양한 내용의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동안 인권위에 의뢰된 대표적인 사건은 올 6월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얻어낸 「치과의사 모녀 살인 사건」,「천안 봉명동본당 김인영씨 사건」등 수도 없이 많다. 또한 교회내에서 발생되고 있는 크고 작은 인권침해 사건들도 종종 접수되고 있다.
오창익 사무국장은『수많은 유형의 사건이 접수되고 있는데 거의 대부분이 법적 상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억울한 누명을 쓰는 경우』라며『이러한 문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내년 상반기 중에 상담 사례별 법률상식을 묶은 소책자를 발행, 본당을 통해 신자들에게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태 이종걸 이석범 이유정 문한성 이덕우 변호사가 돌아가면서 상담하고 있는 인권위 상담소에는 요즘 들어 이혼에 대한 상담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상담소 변호사들은『거의 대부분 가톨릭 신자들인 이들이 이혼상담을 해올 때 가장 곤혹스럽다』며『이혼을 도와주는 경우는 없고 쌍방진술을 듣고 화해 조정을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상황이 극한적일 경유 이혼에 대한 법률적 지식만을 알려줄 뿐』이라고 토로했다.
인권위는 이혼의 경우 국가법적인 해결도 해결이지만 교회법적으로도 문제가 발생됨으로, 앞으로 교회법원과도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이에 대해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인권위가 상담소를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장소문제다. 현재 가톨릭 회관에 있는 인권위 사무실은 8평정도. 한꺼번에 몰려오는 상담자들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오창익 사무국장은『장소가 너무 협소하기 때문에 상담자들이 사적인 고민이나 상담을 할 수 없다』며『상담소가 제대로 마련된다면 매주2회 등 변호사 수를 늘려, 더 많은 이들을 위해 상담소를 개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인권위가 무료 법률 상담소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열악한 여건 속에도 힘없는 이들 편에 서서 땀 흘리고 있는 인권위 변호사들은 내년부터는 인권침해를 사전에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본당순회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무료 법률 상담을 하고 있는 이석범(안드레아)변호사는 『사건을 해결한 후 가족들과 함께 환한 얼굴로 찾아오는 이를 볼 때면 정말 보람을 느낀다』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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